여당, 김부겸 인준안 밀어붙였다
임혜숙·노형욱 후보 청문보고서도 채택..박준영은 자진 사퇴
[경향신문]
국회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63)의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이날 본회의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열렸으며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민주당은 ‘부적격’ 비판을 받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58), 노형욱 국토교통부(59)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도 상임위원회를 열어 각각 단독으로 채택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의 동의 없이 통과된 30, 31번째 장관급 인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부인 도자기 밀반입’ 의혹을 받던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54)는 자진사퇴했다. 국민의힘은 “야당과 국민을 무시한 인사참사”라고 강력 반발하며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여야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재석 의원 176명 중 찬성 168명, 반대 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가결됐다. 여권의 참여로만 총리 인준이 이뤄진 것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두 차례 회동했지만 합의에는 실패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직권상정 해 표결에 부쳤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후 국회 국토교통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전체회의를 열어 임·노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도 단독 채택했다.
박 후보자는 입장문을 내고 “모두 저의 불찰”이라며 자진사퇴했다. 박 후보자는 “공직 후보자로서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결격 사유가 없다”고 해왔지만 박 후보자 사퇴를 수용했다. 여권으로서는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꽉 막혔던 ‘청문 정국 돌파’의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결국 지난해 21대 국회 출범 이후 의석수 우위를 활용한 ‘국회 독주’ 비판에 다시 직면하게 됐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야당의 몽니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며 “코로나19 국난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총리 인준을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 하루빨리 국정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협치 파괴”라고 반발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본회의 이후 규탄대회를 열고 “흠결투성이 후보자를 눈감아달라고 하는데 어느 국민과 야당이 동의하고 묵인할 수 있겠냐”며 “4·7 재·보궐 선거에서 오만과 독선을 심판받았지만 민주당은 예전과 똑같이 민심과 야당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단독 처리로 열흘간 지속됐던 청문 정국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5월 임시국회 등 향후 국회 일정을 놓고 ‘극한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홍두·박광연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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