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수백억 땅 쪼개 팔고 세금 안 낸 기획부동산 '덜미'
신도시에 가지고 있는 수백억 원어치의 땅을 팔고도 세금을 안 낸 사람이 국세청에 적발됐습니다. 기획부동산 업자였습니다. 땅을 쪼개고 쪼개서 800번에 걸쳐 나눠 팔았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 전화 상담원 900명을 고용했습니다.
서영지 기자입니다.
[기자]
적은 돈으로 개발 호재가 있는 땅을 살 수 있다고 홍보하는 곳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토지 지분투자 취급업체 : (어떻게 투자하는 거고 오를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평택 토지 좀 많이 하고 있고요. 1억 이하로도 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최고로 수익을 보려면) 7~8년 이상 가지고 계셔야 하고 2~3배 정도 보시려면 한 3년 정도는 갖고 계셔야 합니다.]
이같은 수법으로 돈을 벌고 세금을 안 낸 기획부동산이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들은 경기도 시흥과 평택의 개발예정지 일대 농지 수십 만㎡를 지분을 쪼개 팔았습니다.
기획부동산 대표는 건설회사에 다니던 퇴직자로, 가짜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쓰고, 위장전입을 해서 농업인인 척 했습니다.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지만 실제로 농사를 짓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대도시 한복판에 사무실을 두고 900여 명의 전화상담원을 고용했습니다.
지분 쪼개기를 통해 짧은 기간 800차례에 걸쳐 땅을 팔았습니다.
대규모 택지개발지역인 부산 대저지구에 수백억 원어치의 땅을 사들인 기업 사주도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세금을 안 내고 빼돌린 회삿돈으로 땅을 산 것으로 의심되기 때문입니다.
가족들 명의로 여러 회사를 만든 뒤, 회사들 간에 없던 거래를 있는 것처럼 꾸며 돈을 빼냈습니다.
이 기업 사주 일가는 땅을 산 것 말고도 BMW와 벤츠 등 고급 외제차 수십 대를 사고 다수의 고가 회원권을 보유하며 호화 생활을 누렸습니다.
국세청은 신도시 후보지를 포함해 대규모 택지와 산업단지 개발지역 44곳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땅을 사고 판 사람 가운데 289명을 세금을 안 낸 혐의로 세무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3기 신도시 예정지구 6곳을 조사해 165명을 적발한 뒤 조사 범위를 넓힌 2차 조사에서 더 많은 투기 혐의자가 나온 겁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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