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前覆後戒 (전복후계)

이규화 2021. 5. 1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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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전, 뒤집힐 복, 뒤 후, 경계할 계, 전복후계.

개인사나 사회, 국사에도 전복후계를 새겨야 할 일이 많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그것을 전복후계 삼지 못했다.

다음 정부들은 문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전복후계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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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전, 뒤집힐 복, 뒤 후, 경계할 계, 전복후계. 앞 수레가 뒤집힌 자국은 뒷 수레의 좋은 경계(警戒)가 된다는 뜻. 앞 사람이나 앞 세대의 실수와 실책을 반면교사 삼으라고 경각심을 환기할 때 자주 쓰이는 고사성어다. 한서(漢書)의 가의전(賈誼傳)에 전한다.

한서에 '전차복 후차계 진세소이극절자 기철적가견 연이불피 시후차우장복야'(前車覆 後車戒 秦世所以極絶者 基轍迹可見 然而不避 是後車又將覆也)라는 구절의 '전차복 후차계'에서 유래했다. 앞서간 수레의 바퀴는 뒷 수레의 경계가 되니 진나라가 빨리 망한 이유는 그 자취로 가히 알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을 피하지 않는다면 뒤에 오는 수레 역시 엎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전한(前漢)의 다섯 번째 황제 문제(文帝) 때 가의(賈誼)라는 명신(名臣)이 있었다. 재주가 비상해 20세에 박사가 되었다. 관직에 오른 후 문제에게 국정 진언을 많이 했다. 당시 떠도는 유랑민이 늘자 주민을 지역에 붙들어두기 위해 농사를 장려하고 상업에 종사하는 것을 막았다. 농업이 본이라 보고 상업과 공업은 말업(末業)이라고 했다. 기실, 이로 이해 사농공상(士農工商)이란 그릇된 관념이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한반도와 중국에 수천 년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당시 문제와 가의로서는 그것이 사회 안정을 위한 최선의 방편이기도 했다. 가의는 또 분할통치(分割統治, divide and rule)에서도 초기 모델을 세웠다. 그는 문제에게 중앙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후들의 힘을 분산시킬 것을 충언했고, 문제는 그의 말에 따라 중국사에서 보기 드문 태평성대를 이뤄 현군으로 기록되게 됐다.

비슷한 한자성어로는 앞선 사람의 엎어진 전철(覆鐵)을 되풀이하지 말라는 의미의 부답복철(不踏覆轍), 널리 옛일을 알면 지금 일도 잘 알게 된다는 의미의 박고지금(博古知今) 등이 있다.

개인사나 사회, 국사에도 전복후계를 새겨야 할 일이 많다. 예를 들어 부동산값 폭등은 노무현 정부 때 이미 교훈을 얻은 바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그것을 전복후계 삼지 못했다. 다음 정부들은 문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전복후계 삼아야 할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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