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악", 퇴행성 무릎관절염

2021. 5. 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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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진료실에서 어르신들께 "어디가 불편하셔서 오셨어요"라고 여쭤보면 "팔 다리 허리 무릎 등 안 아픈 데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것 저것 묻고 대답하다 보면, 나이 드신 분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병 없이 내 팔다리로 움직이며 오래 사는 것이다.

팔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노인 분들 중에 유독 계단만 보면 눈물을 보이는 질환이 있다. 바로 퇴행성 무릎 관절염이다. 퇴행성 관절염이 오면 보행이 불편할뿐더러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재래식 화장실에 앉아 볼일을 보기도 불편하고 좌식 생활도 어려워진다. 증세가 심해지면 보호자의 조력이 없이는 외출도 불가능해진다.

무릎은 걷기와 서기, 굽히기, 쪼그려 앉기 등의 동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약 200여개의 관절 중에서 무릎 관절은 중력에 약하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나이가 들수록 조직 손상이 많이 발생한다. 때문에 다른 관절에 비해 관절염이 오기 쉽다. 특히 젊을 때 열심히 일하시던 분들이 나이가 들면 거의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질환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스성 관절염'의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대부분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젊은 사람에게도 흔히 발생한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자가 면역질환의 하나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관절 조직을 적대적으로 판단해 관절을 파괴시키는 질환이다.

한방에서는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을 간신(肝腎) 기능의 허약으로 인하여 무릎 관절에 풍(風), 한(寒), 습(濕)의 기운이 과다하여 관절 기혈의 순환이 나빠지고 관절의 진액(津液)이 말라서 생기는 것으로 본다. 관절을 소리 없이 부드럽게 움직이게 해주는 것은 관절의 활액(滑液)이다. 관절의 활액낭 내부에 있는 활액은 우리 몸의 진액의 일종으로 노화와 더불어 약간씩 줄어든다. 관절의 활액이 부족해지면 무릎 관절의 가동 시에 마찰과 충격이 발생하여 관절 사이의 연골이 닳게 되고 관절 주위 조직에 염증을 일으켜 관절염이 나타나게 된다.

한방에서는 무릎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을 그 임상증상에 따라 비증(痺症), 위증(위症), 각기(脚氣), 학슬풍(鶴膝風), 역절풍(歷節風) 등의 범주로 보고 치료한다. 치료법으로 거풍승습(祛風勝濕, 풍을 제거하고 습을 없앰), 온경통락(溫經通絡, 경락을 따뜻하게 하고 기혈을 소통시킴), 소종지통(消腫止痛, 옹저나 상처가 부은 것을 삭히고 통증을 없앰)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정형외과에서는 심한 통증을 경감하기 위하여 주로 인공 관절 치환 수술을 많이 하는데, 수술을 하기 전에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시행해 보고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약리학적 연구에 의하면 천우슬, 두충, 음양곽, 보골지, 곡기생, 단삼, 귀판, 골쇄보, 적하수오, 복분자, 사향 등의 한약들이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조골세포(造骨細胞)의 분화를 촉진하고, 파골세포(破骨細胞)의 활성을 억제하여 퇴행성 무릎 관절염 치료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침치료도 효과적이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연구팀이 무릎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침치료와 수술률의 연관성을 살펴본 결과, 침치료군과 대조군의 수술률은 각각 0.26%(22명), 0.93%(240명)로 대조군의 수술률이 약 3.5배 높았음이 확인되었다. 이 결과는 침 치료가 무릎관절염 환자의 수술률을 낮추는데 유익함을 알 수 있다.

벌의 독소를 정제한 봉침도 무릎 관절의 염증을 억제하고 손상된 연골을 보호하여 관절의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봉독에는 단백질의 일종인 멜리틴과 아파민 등의 40여가지 성분이 들어있으며, 이들은 강력한 소염작용이 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치료에 있어서 근육의 운동을 키워주기 위해 적당한 운동은 매우 중요하다. 무리하지 말고 체력에 맞게 규칙적으로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등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꼭 해야 한다. 과체중인 사람은 체중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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