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레드핫' 파티 끝났나? 긴축 공포에 파랗게 질린 글로벌 증시

조아름 2021. 5. 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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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논의 판도가 달라졌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제목의 기사를 냈다.

12일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4.2% 급등하는 등 미국발 물가 충격에 시장은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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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 쇼크에 글로벌 증시 요동
본격화된 금리 인상 우려에 투심 꺾인 탓
기저효과·일시적 물가 상승..반론도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모니터를 통해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미국 증시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1.99~2.67%씩 급락 마감했다. AP=연합뉴스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논의 판도가 달라졌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제목의 기사를 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가 급격히 회복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인플레 공포'가 현실화됐음을 표현한 것이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거둬들일 시간이 머지않았다는 우려에 이날 미국 증시는 곤두박질쳤다. 넘치는 유동성의 산물인 자산시장 거품이 곧 꺼질 수 있다는 공포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탓이다. 13일 코스피가 3,150선을 내주는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전날 인플레 쇼크의 여진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커지는 인플레 공포에 금융시장 '휘청'

12일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4.2% 급등하는 등 미국발 물가 충격에 시장은 요동쳤다. 세계증시의 나침반인 미국 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67% 급락했고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1.61%에서 1.69%대로 치솟으며 증시를 한층 더 압박했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에만 26% 이상 급등한 27.59를 가리켰다.

아시아 증시도 휘청거렸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날도 이어진 외국인 순매도세에 짓눌려 각각 1.25%, 1.59%씩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간 6조6,000억 원어치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일본 닛케이225(-2.49%), 중국 상하이종합(-0.96%), 대만 자취안(-1.46%)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거품 꺼질라... 꺾여버린 투자심리

풀린 돈의 위력으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물론 각종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세계경제를 '레드핫(red hot·매우 과열된)' 상태로 표현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의 물가 상승이 '숫자'로 확인되자 그 열기를 벗 삼아 파티를 벌이던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 우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겨 왔음을 자주 목격해 왔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 우려를 잠재우려는 연준의 노력에도 시장은 인플레를 기정사실화하며 긴축에 대비하기 시작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인플레 우려를 차익실현 계기로 삼는 투자 세력이 있어, 자산 가치 하락 속도를 더 부채질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긴축 이슈에 민감한 성장주는 물론 가치주도 고평가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번 물가 충격이 일시적인 만큼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4%대 물가 상승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나치게 낮았던 지난해 4월 기저효과(비교 시점에 따라 결과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 영향이 큰 데다, 미국 고용지표가 여전히 기대를 밑도는 등 완전한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이유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 금융 점검회의에서 미국 소비자 물가 인상에 대해 "경기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가 (소비자물가 급등의) 주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시적 쇼크에 따른 연준의 입장 변화를 단정 짓기 어렵다"며 "미 인플레는 5월 정점을 찍은 뒤 시장의 공포심리도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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