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동성 잔치 뒤의 숙취' 경고한 미국 물가 급등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발표를 전후해 세계 금융시장이 한바탕 요동쳤다.
물가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주가가 급락하고, 미국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이번 미국 소비자물가 급등이 불러일으킨 금융시장의 충격은 '유동성 잔치'가 벌어지는 동안 잊고 있던 '후유증'에 대비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미국 노동부 발표를 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전달에 견줘 0.8% 상승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나 올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발표를 전후해 세계 금융시장이 한바탕 요동쳤다. 물가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주가가 급락하고, 미국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그동안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실물경제의 타격에도 아랑곳없이, 초저금리에 따른 과잉 유동성에 기댄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쉼 없는 상승에 취해왔다. 이번 미국 소비자물가 급등이 불러일으킨 금융시장의 충격은 ‘유동성 잔치’가 벌어지는 동안 잊고 있던 ‘후유증’에 대비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미국 노동부 발표를 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전달에 견줘 0.8% 상승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나 올랐다. 13년 만에 가장 높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도 3.0%나 올랐다. 연준은 지난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관리 목표인 2%를 넘더라도 ‘상당 기간’ 이를 용인하는 ‘2%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물가 급등으로 새 통화정책 아래서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지나친 걱정이란 시각도 있다. 4월 물가 급등은 비교 기준인 지난해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최근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탓도 크다.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고, 오히려 고용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도 미국 물가 급등이 “공급 부족, 이연 수요 등 경기회복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가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물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연준이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시장금리가 상승으로 돌아선 지 꽤 됐고 물가 상승과 함께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8월 연 0.6%가량이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3일 1.68%로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6%에서 1.65%로 올랐다. 부동산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주가 또한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호전 기대를 반영하더라도 이미 너무 올랐다는 우려가 많은 가운데,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숙취는 잔치가 끝난 뒤에 찾아온다는 점을 되새길 때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 경찰 “한강 대학생 부검결과 익사 추정…머리 상처는 사인 아냐”
- ‘낙마 명단’ 나란히 올랐던 ‘임·박’…박준영만 사퇴한 까닭은?
- 세월호 참사 7년만의 특검…CCTV·DVR 의혹 밝힐 수 있을까
- [프로파일러 권일용] 한강 대학생과 법최면 수사
- 황광우 “중학생 윤상원 일기에서 ‘5·18 살신성인’ 바탕 찾았죠”
- “신장 위구르 출산율 반토막, 전례 없는 일”…중국 정부 개입?
- ‘머스크 쇼크’ 암호화폐 급락에도 국내는 반등, 왜?
- IOC 온라인 기자회견 도중 “도쿄 올림픽 필요없다” 기습 시위
- ‘초선 야당 대표론’ 깃발 든 김웅…김은혜도 내일 선언
- 변희수 하사 상관 증인 신청에 “반박할 사람도 세상에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