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팅 논란' 김세희 소설 판매 일시 중지..민음사 "작가 요청"

선명수 기자 2021. 5. 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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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동의없이 타인의 삶을 소설화해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김세희의 소설 <항구의 사랑> 판매가 일시 중단된다. 민음사는 13일 작가의 요청에 따라 논란이 해결될 때까지 <항구의 사랑>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세희 작가의 친구라고 밝힌 A씨는 지난달 23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항구의 사랑>에 등장하는 ‘인희’이자 ‘H’이며 이 소설로 원치 않게 성 정체성이 공개되는 아우팅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작가가 동의없이 자신의 사생활을 소설화해 사적 비밀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2019년 출간된 <항구의 사랑>은 2000년대 초 목포를 배경으로 10대 여학생 간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관련 기사 : 김세희 소설 ‘사생활 침해’ 논란...“아우팅 피해” “허구의 인물” 주장 맞서)

A씨의 이런 문제제기에 김세희 작가는 “모두 창작한 인물”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박한 바 있다. 책을 출판한 민음사는 지난달 26일 A씨와 작가 사이에 입장 차가 확연하다며 “피해 사실에 대한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민음사는 이날 재차 입장을 내고 “여러 압박과 피해를 입어가는 상황에서도 민음사는 진실이 선명해질 때까지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근거없이 책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에 준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문화와 문학이 서 있는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그 이후 이어진 추가 피해 폭로들은 이 사태에 대한 더욱 진지하고 심각한 검토를 요구했다”며 “이에 민음사는 <항구의 사랑>에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섬세한 방식으로 법적 문학적 검토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김세희 작가가 <항구의 사랑> 판매를 일시 중단해줄 것을 먼저 요청해 왔고, 이를 받아들이게 됐다고 민음사는 덧붙였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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