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인스 DNI 국장 14일 문 대통령 예방..한·미 정상회담 사전조율 전망

길윤형 2021. 5. 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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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북핵 등 핵심 의제 논의할 듯
방한 중인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정보본부를 방문, 이영철 본부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미 정보기관의 수장인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북핵 문제의 해법을 둘러싸고 내밀한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당국자는 13일 헤인즈 국장이 이튿날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대북 정책과 정상회담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평택의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방한한 헤인스 국장은 13일 오전엔 숙소였던 서울 신라호텔을 출발해 육로로 통일대교를 건너 비무장지대(DMZ) 등을 돌아본 뒤 헬기를 이용해 서울로 돌아왔다. 이후 서울 용산 국방부 영내에 있는 합동참모본부 청사를 방문해 이영철 국방정보본부장 등 정보 분야 인사들을 면담했다. 이어 이날 저녁에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서훈 실장,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만찬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인스 국장의 이번 한-일 순방의 제일 목적은 바이든 행정부가 4월 말 마무리한 ‘대북 정책 재검토’ 결과를 한·일 정보 당국과 공유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헤인스 국장은 11일 도쿄에서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사령탑인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NSC) 국장을 만난 뒤, 12일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정보관과 한-미-일 3개국 정보당국 수장 회의를 열었다. <아사히신문>은 헤인스 국장이 “바이든 정권이 4월 말 대북 정책 재검토 결과를 끝낸 것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고, 일부 언론들은 “대중 정책에 대한 의견 조정이 이뤄졌을 수 있다”고 짚었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지난 4~5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런던에서 만났으니, 이번엔 정보 당국 간에 ‘대면 회의’를 통한 속 깊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한·일 양국을 방문했다는 얘기다. 박 원장은 굳이 도쿄로 부른 것은 대북 접근법을 둘러싸고 적잖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한-일 간의 대립을 완화하고, 3개국의 단합된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두번째 목적은 내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의견 조율이다. 12~13일 일본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헤인스 국장은 도쿄에서 기타무라 국장 등을 만났을 뿐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예방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스가 총리와 이미 만났기 때문에 헤인스 국장이 굳이 추가로 스가 총리를 예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 짚어볼 수 있다. 하지만, 한-미는 21일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대면 정상회의를 예정해 놓고 있어 △대북 정책 △대중 정책 △백신과 코로나19 대응 등 예민한 현안을 놓고 세심히 의제 관리를 해야 한다. 헤인스 국장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부정적으로 평가해 온 미 정보기관의 수장답게 지난달 14일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북이 장차 미국과 동맹국들 사이 균열을 일으키기 위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었다. 이날 국방정보본부에서도 한-미 간 대북 정보의 공유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대북 인적정보(휴민트)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13일 비무장지대 방문과 관련해선 북한 당국과 ‘접촉’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미국 정보기관장의 움직임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 정도 내용이면 우리 정부에게도 알려지게 마련이다. 그와 관련해 들려온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에서 근무했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헤인스 국장의 이번 비무장 지대 방문과 관련해 “한반도에 현존하는 긴장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목적이다. 서울만 방문해선 알 수 없지만 비무장 지대를 찾으면 얼마나 상황이 위험해 질 수 있는지 한 순간에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길윤형 이완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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