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분단' 읊은 일본 저항시인 시집, 67년 만에 국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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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하며 여성시인으로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판매금지 조치를 당한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 1905∼2004)의 저항시집이 국내에 번역돼 출간됐다.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마쓰다가 해방 전에 쓴 시들과 조선 관련 시편을 묶은 시집 <조선 처녀의 춤> (범우사)이 12일 처음으로 국내에 출간됐다"고 13일 밝혔다. 조선>
김 교수가 번역하고 해설을 쓴 이 시집을 보면 식민지 시기와 해방 전후 제국주의에 맞서 투쟁한 마쓰다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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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하며 여성시인으로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판매금지 조치를 당한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 1905∼2004)의 저항시집이 국내에 번역돼 출간됐다.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마쓰다가 해방 전에 쓴 시들과 조선 관련 시편을 묶은 시집 <조선 처녀의 춤>(범우사)이 12일 처음으로 국내에 출간됐다”고 13일 밝혔다. 김 교수가 번역하고 해설을 쓴 이 시집을 보면 식민지 시기와 해방 전후 제국주의에 맞서 투쟁한 마쓰다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다.
1954년 도쿄의 (생활) 보호자대회에서 본 조선 처녀의 춤에 감명을 받은 마쓰다는 시 ‘조선 처녀의 춤'을 써 1955년 1월1일 <생활통신> 19호에 발표했다. 그는 ‘아아! 좋은 민족이여! 좋은 나라 조선이여!’라고 쓰며 한국에 우호적인 시각을 보였다. 또한 시 속의 화자가 조선 처녀의 춤사위에 도취해 눈물을 흘리는 표현을 통해 조선 분단의 안타까움과 일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이번 시집에는 1935년 일본에서 유일하게 판매금지 조치를 당한 시집 <참을성 강한 자에게>(도진샤) 수록 작품들과 해방 전의 시 50여편이 담겨있다. ‘조선 관련 시편'(3부)도 소개돼 시인의 조선관을 엿볼 수 있다.
마쓰다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일본 내 조선인들과 교류를 나눴다. 일제는 치안유지법을 악용해 문화 통제를 엄격하게 했지만 마쓰다는 조선인들의 애환과 삶의 의지를 담은 작품을 발표하며 양심적 작가라는 평을 들었다.
해방 이후에도 반전과 평화수호를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1960년 미·일 안보조약 반대 투쟁 때는 마쓰다의 시가 일본을 비롯한 중국의 <세계문학>, <인민일보>에 번역, 게재돼 아시아에서도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세상을 뜨기 3일 전 자택에서 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국민에게 전쟁포기 조항이 담긴 헌법 9조를 지켜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마쓰다 도키코 시집은 일제 제국주의에 항거한 저항문학의 상징이다. 당시 금기됐던 조선인과의 교류도 거리낌 없었고 문단 탄압이 공공연한 풍토 속에서도 약자층을 대변하고 인간 평등을 외쳤다”고 설명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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