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코스피, 외인 매도에 1% 넘게 하락..삼성전자 시총 9조원 증발

노자운 기자 2021. 5. 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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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연속 1% 넘게 급락
"인플레이션 쇼크에 금리 상승 공포 확대"
<YONHAP PHOTO-5935> 코스피 하락 마감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코스피가 사흘 연속 1%대 하락 마감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에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2021.5.13 kane@yna.co.kr/2021-05-13 16:18:48/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3일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매도 폭탄에 1% 넘게 하락 마감했다. 사흘 전까지만 해도 330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미국의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공포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

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하락하며 3100선의 방어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사흘 간 6조원 순매도한 외국인···미국 인플레이션 공포에 기술주 ‘와르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55포인트(1.25%) 내린 3122.11을 기록했다. 지수는 장 초반 3103.88까지 급락했으나 이내 낙폭을 줄였고, 오후 12시가 넘어서 316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종료 직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해지며 하락폭이 다시 확대됐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0일 3249.30에 마감했으나, 다음날인 11일부터 사흘 연속 1% 넘는 급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의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사흘 간 6조990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 투자자들은 1조693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공매도 금액은 줄었지만, 기관과 개인의 공매도액은 크게 증가했다. 13일 하루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992억원어치 주식을 공매도했다. 이는 전날 공매도액(7065억원)보다 15% 감소한 금액이다. 기관 투자자와 개인의 공매도액은 각각 1200억원, 105억원이었다. 전날과 비교해 각각 20%, 6% 늘었다.

이날 하락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공포였다.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가파르게 오르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커졌다.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은 자산 시장의 유동성을 줄이기 때문에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주가 모니터링 시스템 주변에 모여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각)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2%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 2008년 9월 이후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에 그쳤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오자 지난 밤 미 뉴욕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67%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9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4% 내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커지며 뉴욕 증시에서 기술 기업의 주가가 특히 많이 하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사흘 간 계속된 증시의 급락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당장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지난 사흘 간 주가지수가 너무 급하게 빠진 감이 있다”며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돌아섰다기보다는 변동성이 큰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와 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도 있지만, 고용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은 급격히 긴축으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기저효과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고, 현재의 통화정책이 충분히 완화적이라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며 “최근의 주가 급락을 투자 비중 확대의 기회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 “7만~8만원선에서 등락” vs “바닥 찍고 반등”

코스피지수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도 전날보다 1.88% 내린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인 12일에도 삼성전자는 장중 한 때 7만9800원까지 하락했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13일에도 개장과 동시에 7만8900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8만원선을 내준 후 장 마감까지 8만원을 밑돌았다. 이날 시가총액은 477조5826억원에서 468조6279억원으로 하루만에 9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는 인플레이션 공포로 인한 기술주의 부진과 반도체의 재고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오르기 위해서는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해야 하는데, 인플레이션이 화두가 된 시기에는 상승장에 진입하기 어렵다”며 “주가가 9만원선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이며, 7만~8만원선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인텔이나 대만의 TSMC와 달리 2분기 실적도 좋고, 3분기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전 사업부에 걸쳐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올해 초 주가가 너무 빨리 올랐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급락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노 센터장은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투자안이 주가의 반등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앞서 발표한 133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에 38조원을 더해 총 17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이 자금은 첨단 파운드리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노 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파운드리 부문 경쟁력을 제고해야만 주가가 빨리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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