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힐링' 승마의 놀라운 매력
[스포츠경향]
말은 인간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는 동물이라 하여 ‘오천복’으로 불렸다. 과거엔 가축이자 이동수단으로 도움을 줬지만 이제는 재활승마를 통해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재활승마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인지적·신체적·감성적·사회적 안녕을 주기 위해 인간과 말이 함께 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재활승마의 국제적 협력과 학술교류의 중심이 되는 ‘세계재활승마연맹(HETI) 세계대회’가 오는 6월 7~10일 4일 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고대 그리스 문헌에 ‘부상당한 병사를 말에 태웠더니 치료효과가 있었다’는 기록을 미루어 볼 때 재활승마의 시작은 최소 기원전 400년경으로 추정된다. 말의 걸음걸이는 사람의 걸음걸이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덕분에 보행 장애인들은 승마 시 평소 사용하기 힘든 다리근육에 자극을 받게 되며 경직된 신체를 풀고 자세교정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더불어 말은 인간의 감정을 읽을 정도로 대뇌변연계가 발달했기에, 말과의 정서적 교류를 통해 스트레스 감소, 생활 만족도 등 정서적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승마가 대중화되어있던 북미·유럽에서 재활승마는 이미 보편화된 재활방법이다. 국가별로 단일의 협회가 중심이 되어 개별 승마센터들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통해 양질의 재활승마를 보급하고 있다. 지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재활승마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PTSD 등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는 상이군인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소통능력과 사회적응력, 관계개선능력, 집중력, 동기부여, 인지능력 등을 개선하는데 재활승마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1년, 민간 기업이 승마를 통한 재활치료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재활승마 개념이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후 한국마사회가 2005년부터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일환으로 재활승마 강습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재활승마 교관 양성을 위해 해외 전문가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재활승마 발전을 토대를 닦아왔다. 2016년부터는 재활힐링협력승마시설 협약을 체결하며 재활승마의 전국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사회공익 직군(소방관, 교도관 등)을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사회공익 힐링승마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재활승마는 신체적 재활을 뜻하는 협의의 개념에서, 정서적 재활까지 도모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는 “발달장애, 자폐, 여러 근육신경질환을 가진 아동들이 재활승마를 통해 신체적으로도 재활이 일어나고, 심리적으로도 자신감을 갖게 되어 사회의 한 일원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과정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재활승마와 관련된 학문적 성과, 경험 및 기법 등을 공유하기 위한 국제 협력 단체가 바로 ‘세계재활승마연맹(HETI)’다. 1980년에 발족된 HETI는 현재 30개국 50개 단체의 연맹회원으로 이루어져있다. 특히 3년마다 각 회원국에서 회원간 교류, 협력, 교육, 연구개발활동 등을 위해 세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덴마크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아시아 최초로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이번 HETI 2021 세계대회는 ‘스펙트럼의 확장’을 주제로 재활승마 분야의 최근 확장 추세와 추후 발전상을 공유한다. 각 행사와 세션은 모두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재활승마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HETI2021 홈페이지에서 15일까지 사전등록을 받는다. 국내 참가자들은 별도 할인이 적용된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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