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은..美물가 나오자 더 시끌, 월가는 '반반'
치솟는 물가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의 4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예상치도 뛰어넘어 13년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기 긴축 논의가 달아오르면서 시장 전반의 투심이 흔들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가파른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거듭 밝혔지만 당분간 인플레 과열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지난 3월 2.6%에서 4.2%로 치솟으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이는 1982년 이후 최고치다.
거의 대부분 품목이 급등했다. 중고차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음식값도 팬데믹 이전보다 2배나 빠르게 올랐다.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들이 다시 문을 열고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들이 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자동차, 교통서비스, 호텔 숙박료 등이 급격히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일시적인 물가 인상에 개의치 않겠지만 향후 몇 달 동안 나올 경제 지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이번 깜짝 수치에서 보이듯 향후 인플레이션과 경제 경로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12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주최 심포지엄에 화상으로 참석, CPI 상승률에 "놀랐다"면서도 "일시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강조했다. 그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경제 수요·공급간 미스매치를 통과하면서 일시적인 것으로 증명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주 발표된 기대 이하의 4월 고용지표를 언급하며 노동시장 회복은 2022년 후반까지 걸릴 것이라고도 진단하며 "지금은 특히 노동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솔직히 우리는 지금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꽤 노이즈가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더 많은 증거를 모으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연준의 전망에 동조하는 의견이 많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연준도 조기 긴축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앞으로 시장의 눈은 물가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데 단서가 될 각종 경제 지표에 쏠릴 전망이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에릭 위노그래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인플레 세부 항목을 보면 서비스, 임대료 같이 지속적인 항목은 비교적 잠잠한데 상품, 교통, 여행 등이 많이 올랐다"면서 "이들 항목은 급등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낮으며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인플레는 차츰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UBS의 앨런 데트메이스터 애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연준이 경제지표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이 물가와 임금이 급등하고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면서 "이번 지표로 긴축 논쟁은 더 뜨거워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크로스마크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빅토리아 퍼난데즈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TV에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를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을 다소 잃은 것 같다"며 "실제로 통제력을 잃은 것 같지는 않지만 연준이 인플레 과열 진화에 늦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다우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99% 내린 3만3587.6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월29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S&P500지수는 2.14% 내렸고, 기술주가 많은 나스닥지수는 2.67% 빠졌다. 미래 성장 기대감이 많이 반영된 기술주는 인플레와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아시아 증시도 덩달아 흔들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2.49% 미끄러진 2만7448.01에 장을 마감했다. 대만 자취엔지수가 1.46%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96% 하락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1.25% 하락했다.
인캐피탈의 트레이딩 헤드인 패트릭 리어리는 마켓워치에 "인플레이션은 부를 파괴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이 일시적인 것이라면 시장은 함께 지낼 수 있지만 일시적이지 않다면 주식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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