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샛별' 스터파닉이 공화당 온건파에서 '트럼프 하녀'로 돌변한 이유

이윤정 기자 2021. 5.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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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엘리스 스터파닉 의원이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반 트럼프’ 진영에 섰다가 12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지도부에서 쫓겨난 리즈 체니 하원 의원총회 의장 후임으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이 유력하다. 스터파닉 의원은 2014년 연방의회 역사상 최연소 여성 의원으로 당선될 당시만 해도 민주당의 의견까지 경청하는 ‘공화당 온건파’였다. 하지만 7년 만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선봉에 서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충성파가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정치계 샛별’로 미디어의 관심을 모았던 스터파닉 의원이 이제 음모론자들과 극우파 사이에서 떠오르는 샛별이 되고 있다고 했다. 뉴욕에서 나고 자란 스터파닉은 2006년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부시 행정부의 국내정책위원회에 합류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당시 20대였던 젊은 엘리트 스터파닉이 더 많은 여성들을 당으로 끌어들이고 밀레니얼 세대에 호소할 것이라 기대했다. 2014년 뉴욕주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애런 울프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스터파닉은 “당에 상관없이 목소리를 기꺼이 낸 사람들에 의해 민주주의가 강화된다”며 경쟁 후보를 칭찬하는 승리연설을 했다. 의회에 입성한 뒤에도 스터파닉은 초당적인 열린 자세로 ‘민주당원이 가장 좋아하는 공화당원’으로 꼽히기도 했다.

스터파닉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초반까지만 해도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2015년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해 “여성들을 모욕했다”고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뒤 이슬람 국가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려 했을 때 “지나치게 성급한 행정명령”이라며 반대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맹비난하자 스터파닉은 “미국 이상에 어긋난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엘리스 스터파닉 인스타그램


타임은 그가 변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2018년을 전후해 스터파닉이 트럼프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대했던 동료 공화당 의원들이 의석과 지지 기반을 잃는 것을 보면서 스터파닉 또한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스터파닉의 측근은 그가 의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2016년 러시아의 선거개입 과정을 조사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입장이 됐다고도 했다. 특히 자신 또한 민주당으로부터 부당하게 박해를 박고 있다고 여겼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전직 공화당 하원의원은 타임에 “의원들이 정보위원회에서 오래 일할수록 행정부를 옹호하는 쪽으로 선회한다”고 했다.

스터파닉은 2019년 탄핵 정국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폭스뉴스 등 보수 매체의 찬사를 받으며 지명도가 올라갔다. 그해 마지막 분기에 그는 이전보다 7배나 증가한 정치모금액을 끌어모으자 스터파닉은 더욱 MAGA에 중심축으로 나섰다. “선거가 조작됐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해 모교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 자문위원 자격도 박탈당했지만 스터파닉은 ‘트럼프의 하녀’로 불리며 트럼피즘을 입은 공화당의 대표주자로 나서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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