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마음을 열어야 아이도 연다 [다함께돌봄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스포츠경향]
경치 좋기로 소문난 경북 봉화군에서 지난해 1월 물야별솔마을돌봄터(다함께돌봄센터)를 개소하고 두 번째 5월을 맞이하며 센터장으로서 ‘아이들의 좋은 성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센터에서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
‘정서지능’의 저자 대니얼 골든 박사는 “성적이나 지능보다 감정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으로 성장한다”고 했다. 그런 만큼 자기감정 표출이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생들의 감정공감능력을 배양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의 감정공감능력을 키울 수 방법이 뭘까?’를 항상 생각하고 실천해 보려고 노력한다. 이 글을 통해 실제 경험한 사례로 아이들에게 그리고 센터에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알려드리려고 한다.
지난해 초에 처음 만난 솔이(가명)는 항상 단발머리에다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다녔다. 키가 큰 솔이는 간식을 먹으면서도 항상 “배가 고프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또 동생들에게는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때리고,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등 난폭한 행동을 자주했다.
솔이와 상담을 해 봤지만,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않았다. 나는 솔이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어항 그림 심리테스트’와 ‘비 그림 심리테스트’를 자연스럽게 유도해 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솔이는 잘 따라주었고, 그림 테스트를 통해 아이가 얼마나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솔이의 마음을 알고 공감하면서 나도 아이와 많이 울었다. 1년을 넘게 함께한 솔이의 마음을 세심히 들여다 보고 알아주지 못했다는 것에 어른으로서의 미안함도 컸다.
나는 솔이의 마음을 알게 된 후 희망을 주어야겠다는 책임을 느꼈다. 그래서 솔이와 함께 이 상황을 어떻게 이겨 나가면 좋을지, 또래 관계와 동생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깊은 대화를 나눈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까? 솔이의 표정과 행동이 눈에 띄게 바뀌었다. 센터를 이용하는 다른 동생들도 언니의 변화된 모습을 반가워하며 잘 따랐다. 특히 2021년 신학기에 솔이가 학생회장에 선출됐다는 놀라운 소식도 전해 주었다.
솔이의 긍정적인 변화는 나에게 새로운 원동력이 됐다. 센터의 다른 아이들에게도 공감과 소통 중심의 상담을 제공하니 분위기가 한층 더 밝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아이들에게만 국한돼 나타난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선생님들에게도 나타났다. 밝아진 아이들을 보며 뿌듯함에 선생님들도 행복해했다.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해 주고, 해결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역할이 부모와 학교교사만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다함께돌봄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에게는 돌봄선생님들이 마음을 도닥이고, 건강한 생각을 하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센터장으로서 아이들 스스로 마음속에서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고 찾을 수 있도록 GPS를 심어주는 코치 역할을 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우리 아이들이 ‘행복씨앗’으로 쑥쑥 커 가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 본다. 그래서일까? 밴드에 오늘 하루 아이들과 함께한 활동들을 사진으로 올리면서 나도 모르게 빙긋 미소가 새어나왔다.
오늘의 물야별솔마을돌봄터의 날씨는 ‘매우 맑음’이다.
김은경(물야별솔마을돌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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