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는 준비했으니 상만 차리면 돼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2021. 5. 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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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의 조직문화

1976년 미국 코네티컷주의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 가을 햇살이 따사로운 10월의 어느 일요일 아침 아덴하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시골 요양원이 아침부터 부산스럽다. 거동이 불편한 수십 명의 노인들이 새롭게 배정받은 방으로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이주하는 대소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새로운 곳에서의 일상적인 생활이 다소 대조적으로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A그룹은 방 안의 인테리어나 가구 배치는 물론 일상적인 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본인들의 힘으로 하기를 희망하는 노인들로 구성이 되었다. 반면 B그룹의 경우는 모든 것들이 이미 정해져 있는 환경에서 생활하기를 바라는 노인들로 구성이 되었다. 자기선택권은 없었지만 요양원 스텝들의 도움이 수시로 제공되었다. 조금 이상하게는 생각했지만 특별한 불만 없이 새로운 환경으로의 이동에 모두가 동참해 주었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서 실험에 참여한 노인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A그룹과 B그룹 사이에 노인들의 사망률에 있어서 큰 차이가 발생했다. 스스로의 선택권을 행사하며 생활을 하게 된 A그룹은 4명이 세상을 떠난 반면, 자기 결정권이 상실된 B그룹은 8명이 세상과의 이별을 고한 것이다. 실험에 참여한 노인들의 숫자 및 신체건강은 양쪽 다 균등한 조건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2배에 이르는 사망률의 차이는 연구진에게 큰 의미를 안겨주었다.

연구를 주도한 이는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의 엘렌 랭어(Ellen J. Langer) 교수다. 랭어 교수는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스스로 통제하고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그렇지 못한 상황보다 행복은 올라가면서 불안은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이다. 동해안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평온하게 운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조수석에 앉아있던 와이프가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어요? 왜 이렇게 난폭하게 운전을 해요?"하고 말한다. 자동차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나는 충분히 상황예측이 되기 때문에 불안하지가 않다. 반면에 통제권이 전혀 없는 와이프는 조금만 스피드가 올라가도 앞차와 충돌할까 봐 불안감이 생기는 것이다.

위의 상황을 조직문화에 대입하여 생각해 보면 더 큰 시사점을 얻을 수가 있다. 나의 일은 침체된 조직을 살아있는 조직으로 변하게끔 각종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현장에 적용가능한 실행방안을 제공하는 일이다. 일이 끝난 후 고객으로부터 "우리의 기업문화가 변하기 시작했다. 고맙다"는 칭찬을 받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 반대로 고객 내부의 반응이 냉랭할 때는 안타까운 마음에 소주잔으로 위로를 받고 싶을 때도 있다.

변화가 보이는 조직과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조직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공통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프로젝트 참가자의 열정이다. 본인의 제안에 의해서 프로젝트가 발주되고, 이후 진행되는 과제의 TF로 참여하여 교육 현장까지 직접 챙기는 담당자가 있다면 그 프로젝트의 성공확률은 거의 100%다. 오래지 않아 조직의 변화를 느낄 수가 있다. 그 담당자는 당연히 프로젝트 성공의 일등공신이다. 반면 프로젝트가 거의 끝나갈 무렵 갑작스럽게 TF에 합류하게 되는 담당자도 있다. 이런 경우 이변이 없는 한 거의 100% 실패로 끝나게 된다. 처음 시작했던 담당자의 퇴사나 보직변경으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TF에 합류하게 되는 케이스인데,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내가 아는 훌륭한 회사의 전반적인 조직 분위기는 멤버들을 사업의 초기단계부터 참여를 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의욕적인 멤버로 하여금 주도적으로 일을 하게 하는 모습들이 일상화되어 있다. 반면 모든 재료는 위에서 다 준비해 놓았으니 아랫사람은 밥상만 차리면 된다고 말하는 상사가 있다.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담당자의 의욕이 생겨날 리가 없다. 자유의지에 따라 삶을 영위하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분히 감안해서 조직관리에 임했으면 좋겠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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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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