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nside] 서부 7위로 밀려난 레이커스가 마주한 힘든 상황

이재승 2021. 5. 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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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LA 레이커스가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레이커스가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이번 시즌을 돌입할 때만 하더라도 레이커스의 전망을 밝아 보였다. 오프시즌에 아쉬운 행보가 있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전력을 잘 유지했고, 핵심인 르브론 제임스, 앤써니 데이비스와 연장계약을 체결하면서 추후 우승후보로 꾸준히 군림할 수 있는 여지를 확실하게 마련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레이커스는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며 지난 시즌 우승팀다운 면모를 뽐냈다. 선수 구성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안정된 전력을 유지하고 있어 꾸준히 선두권이 아니더라도 상위권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투펀치가 건재한 가운데 새로운 얼굴인 데니스 슈뢰더와 마크 가솔의 합류도 반가웠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시즌 중에 데이비스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이내 1주 간격으로 제임스마저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제외됐다.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제임스와 데이비스가 모두 결장하게 되면서 레이커스는 큰 위기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길어졌고, 복귀 일정이 좀처럼 조율되지 못하면서 순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레이커스는 서부컨퍼런스 7위까지 밀려나면서 중위권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여전히 리그 최고의 수비 효율을 자랑하며 돋보이는 수비를 펼쳤으나 공격에서는 원투펀치 부재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난 이후 안드레 드러먼드가 가세했으나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대단했던 지난 시즌 우승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에 우승을 차지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리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으나, NBA는 중단기간을 가진 후 전격적으로 리그를 재개하기로 했다. 올랜도 디즈니월드에 캠퍼스를 만들어 외부 출입 없이 최소한의 인원으로 리그를 치르기로 했다. 대신 모든 팀이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만큼, 22팀이 참여해 리그를 마치기로 했다.
 

레이커스는 무난하게 서부컨퍼런스 1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중단 전까지 꾸준히 선두를 질주했던 레이커스는 LA 클리퍼스의 추격을 뿌리치면서 탑시드를 차지했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레이커스를 마지막으로 우승으로 이끌었던 지난 2010년 이후 만 10년 만에 처음으로 1번시드를 거머쥐며 우승 전선을 밝혔다.
 

플레이오프에서 레이커스는 각기 다른 팀을 만나 무난하게 꺾었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휴스턴 로케츠, 덴버 너기츠, 마이애미 히트를 연파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포틀랜드, 휴스턴과의 첫 두 라운드는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4연승으로 시리즈를 매조지며 서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랐다. 서부 결승에서도 덴버를 따돌리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결승에서도 마찬가지. 파란을 일으킨 마이애미를 맞았으나 마이애미는 지칠 데로 지쳐있었다. 레이커스가 먼저 파이널에 올라갔기 때문. 운도 따랐다. 마이매이에서는 주전 센터인 뱀 아데바요와 주전 가드인 고란 드라기치가 부상으로 결장해야 했다. 드라기치는 결승 5차전에 의지를 불태워 출장했으나 분위기를 바꾸기 못했다.
 

레이커스의 우승은 대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캠퍼스에서 시즌이 열렸고,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전혀 누리지 못했음에도 상대를 꺾었다. 리그가 재개되는 과정에서 에이브리 브래들리(휴스턴)가 불참을 선언하는 등 100% 전력도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와 떨어져 있는 등 보통 때의 상황도 아니었다. 즉, 여러 어렵고도 생소한 상황을 극복한 것이다.

유달리 짧았던 오프시즌
시즌이 끝난 이후 사무국과 선수협회는 노사협상에 나섰다. 이번 시즌 개최 시기를 조율해야 했기 때문. 지난 시즌이 뒤늦게 끝났기 탓이다. 이에 선수노조와 사무국은 전격적으로 12월 말에 시즌을 개막하기로 했다. 지난 시즌이 10월 중순에야 끝난 것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경기 수도 72경기로 많았으며, 별도의 토너먼트까지 신설이 됐다.
 

파이널을 치른 마이애미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레이커스가 갖는 후유증은 더욱 컸다. 늦게까지 시즌을 치렀기 때문. 코로나 확산 당시 약 3개월 이상을 보냈지만 완연하게 쉴 수 있는 시기가 아니었던 만큼, 엄밀히 휴식기로 분류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시즌 취소가 되지 않은 이상 리그가 지속될 여지가 많았기에 몸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시즌 후 전력 변화도 많았다. 사실상 제임스와 데이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구성이 바뀌었다. 이 또한 우승 여파였다. 지출이 늘어날 데로 늘었으며 전력 유지를 위해 기존 선수 정리가 필요했다. 이에 데니 그린(필라델피아)과 자베일 맥기(덴버)를 트레이드했다. 외부에서 먼트레즈 해럴을 데려왔고, 트레이드로 슈뢰더를 데려오면서 백코트 공백을 잘 메웠다.
 

선수 구성에 다소 만은 변화가 야기된 가운데 오프시즌이 짧아 제대로 손발을 맞추기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을 레이커스에서 함께 한 이들은 지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호흡까지 원활하게 점검이 되지 않았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원투펀치에 전격적으로 의존하면서 선두권을 형성했으나 이후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데이비스가 잔부상으로 결장을 반복한 부분도 영향을 미쳤으며, 가솔과 해럴이 들어오면서 바뀐 안쪽 전력과 대응 마련이 쉽지 않았다. 여러 상황을 동시에 점검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고 선수들의 몸도 예년에 비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우승 여파 극복이 쉽지 않은 가운데 곧바로 시즌에 돌입한 것이 레이커스에게는 여러모로 좋지 않았다.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과 결장
더 큰 위기는 따로 있었다. 바로 부상이었다. 코로나 시국에 시즌이 치러지는 만큼, 접촉자와 동선이 겹치더라도 격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NBA는 이를 부상자로 분류하며 시즌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이는 레이커스도 마찬가지였다. 레이커스는 여느 팀과 달리 바이러스로 인한 전력 공백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2월 중에 데이비스의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제임스와 함께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그가 빠지면서 레이커스의 고민도 깊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가솔도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는 빈도가 제법 늘면서 프런트코트가 완연한 상황이 아니었다. 해럴 혼자 골밑을 지키기에는 수비가 부족했고 다른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데이비스가 있었다면, 지난 시즌처럼 그가 간헐적으로 센터로 나서면서 공백을 일정 부분 메울 수 있었을 터. 그러나 가솔이 출장과 결장을 반복하는 가운데 데이비스가 발목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이 확정되면서 전력 누수가 크게 드러났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킬레스건 파열과 같은 치명적인 부상은 피했지만, 그가 돌아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당연했다.
 

데이비스의 부상과 가솔의 잦은 결장으로 제임스에 대한 부담은 당연히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이내 제임스가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쳤다. 공의 소유권을 찾아오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이 야기됐고, 넘어지면서 발목이 접질리고 말았다. 공격에서는 포인트가드와 주득점원 역할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는 포워드로 나서면서 역할을 했던 그의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졸지에 레이커스는 차포를 모두 떼고 경기에 나서야 했다. 그 여파는 당연히 컸다. 레이커스의 프랭크 보겔 감독의 지도 아래 여전히 굳건한 수비력을 자랑했으나, 공격에서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제임스나 데이비스가 있었다면 기존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손쉽게 득점을 올릴 기회를 잡았겠지만, 상대 수비를 집중해 줄 선수가 없는 결과는 실로 컸다.
 

그나마 마감시한 이후에 드러먼드가 가세하면서 안쪽에 대한 고민은 일정 부분 해소했다. 가솔도 부상으로 결장하는 시간이 적지 않았던 만큼, 드러먼드의 가세는 시즌 중 큰 위기를 맞은 레이커스에 가뭄의 단비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전력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드러먼드를 제대로 활용하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데이비스는 지난 달 말에 돌아왔다. 약 8주 간 자리를 비운 것. 이 기간 동안 제임스의 결장도 동반되어 있었으며, 레이커스는 시즌 최다인 4연패를 두 번이나 떠안는 등 크게 흔들렸다. 무엇보다, 데이비스의 부상 이전에 7연승을 내달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데이비스의 부상 여파는 실로 엄청났다.

 

최근에는 슈뢰더마저 뛸 수 없게 됐다. 그는 건강관리 및 안전지침에 따라 현재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제임스가 결장하고 있는 가운데 슈뢰더가 있었다면 데이비스의 부담도 적었을 수 있다. 그러나 슈뢰더도 출장이 어렵게 되면서 레이커스가 시즌 내내 주전들의 부상과 결장에 상당히 시달리고 있다.

상위권에서 점점 멀어져 버린 레이커스
레이커스는 그가 빠진 두 달 동안 레이커스는 30경기에서 13승 17패에 그쳤다. 그나마 성적은 나쁘지 않게 유지했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이미 시즌 중에 피닉스 선즈에게 추월을 허용한데 이어 클리퍼스에게도 밀리고 말았다. 여기에 댈러스 매버릭스와 덴버까지 가세하면서 컨퍼런스 6위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데이비스가 돌아오면서 레이커스는 다시금 중상위권으로 도약을 앞두는 것으로 예상됐다.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비스의 복귀로 공격에 숨통이 트일 것이 자명했기 때문. 이에 레이커스가 5위를 지나 4위까지 진입하며 최상의 경우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따낼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데이비스의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팀이 추슬러지지 않았다. 데이비스는 지난 23일 댈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돌아왔으나 레이커스는 댈러스 원정 2연전을 모두 내줬다. 이 패배로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그의 경기력이 온전치 않았다. 긴 공백을 뒤로 하고 복귀했지만, 좀처럼 팀을 연승으로 견인하지 못했다.
 

레이커스는 데이비스 복귀 이후 첫 9경기에서 단 2승을 더하는데 그쳤다. 지난 7일 열린 클리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무려 24점 차로 패하고 말았다. 잇따른 패배로 인해 레이커스는 순위 상승은 고사하고 6위 유지에도 빨간불이 켜졌으며, 클리퍼스전 이후 포틀랜드에게도 패하면서 7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번 시즌부터 플레이인 토너먼트가 확대되어 열린다. 수익 확보에 완전 골몰하고 있는 사무국은 지난 시즌 코로나로 인해 시즌이 중단됐고, 리그 중에 일정이 조정됐던 만큼, 각 컨퍼런스 8위와 9위의 격차가 네 경기 미만일 경우 별도의 경기를 벌인 후 8번시드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를 이번 시즌에는 더 확대해 7~10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즉, 레이커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 7위임에도 시드를 확정하지 못한 것은 물론 시즌 후 경기를 치러 7번시드를 차지하게 됐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부상자가 많은 레이커스로서는 한 경기 더 치른 것이 큰 부담이다. 단순 한 경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패할 경우 8번시드 결정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즉,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힘겨워진 플레이오프 진출과 멀어져 보이는 2연패 도전
플레이인 토너먼트로 인해 6위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는 만큼 가급적이면 6위 안에는 들어야 했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데이비스의 복귀에도 순위를 지키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제임스가 복귀를 알렸으나 두 경기를 뛴 후 다시금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제는 백전노장인 만큼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아 보였다. 현재 제임스의 복귀를 점치긴 여전히 어렵다.
 

관건은 레이커스가 어느 시점에 플레이오프에 오를 지가 중요하다. 현재로서 6위 진입은 어렵다. 이와 같다면 7위라도 유지해 안방에서 7번시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8위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추격을 받고 있으나 남은 경기 수가 많지 않아 7위 유지는 충분하다. 그나마 홈에서 경기를 치르지만 패할 경우 7번시드를 잡지 못하게 된다.
 

8번시드 결정전으로 밀려나면 9위와 10위의 승자와 격돌하게 된다. 레이커스로서는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잡으면 된다. 그러나 대진상 올라가더라도 7번시드면 피닉스, 8번시드면 유타 재즈를 만나야 한다. 이번 시즌 서부에서도 상당한 경기력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는 강호와 만나야 하는 만큼, 레이커스에게은 여간 부담이 큰 것이 아니다.
 

하물며, 레이커스는 이미 경기를 치렀음은 물론 홈코트 어드밴티지도 갖고 있지 않다. 이미 현재의 경기력을 보면,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번 시즌 초반이나 지난 시즌과 같은 모습은 아니다. 자칫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더라도 1라운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도 있다. 유타와 피닉스의 전려이 아주 단단한 만큼, 레이커스가 맞서기 결코 쉽지 않다.
 

물론, 디펜딩 챔피언답게 시드 결정전을 발판 삼아 오히려 경기력을 점검할 수도 있다. 제임스와 데이비스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체력적인 부담은 적을 수도 있다. 이에 레이커스가 잇따른 업셋으로 우승 도전에 나설 확률도 결코 낮진 않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즌 막판 경기력 회복이 급선무이나 당장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는 시드 결정전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다. 7번시드 결정전에서 마주할 골든스테이트는 최근 경기력이 매섭다. 제 아무리 홈에서 경기를 갖는 레이커스라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향후 등정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경기를 덜 치러야 하며, 이는 곧 7번시드만큼은 무조건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과연, 레이커스는 언제 이번 시즌을 마칠까. 5월에 시즌을 마치게 된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거나 플레이오프에 나섰으나 1라운드에서 속절없이 무너졌을 경우다. 그러나 6월에도 생존한다면 이후를 도모할 수 있다. 레이커스가 어떤 모습을 보일 지에 따라 이번 플레이오프에 대한 전반적인 구도와 2연패 도전에 대한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_ NBA Media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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