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주도권 다툼 본격화.. 볼보·다임러, 수소트럭 공동 개발
다임러 트럭과 볼보 그룹이 손잡고 수소연료전지 트럭 개발에 뛰어들었다. BMW도 내년 수소연료전지로 구동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5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수소차 시장에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005380)와 도요타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2~3년 후에는 치열한 주도권 확보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 시각) 다임러 트럭과 볼보는 합작회사 셀센트릭(Cellcentric)이 2025년부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가장 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시설을 갖추고 이를 통해 세계적인 제조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특히 2027년에는 수소연료전지 생산 비용을 현재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다임러와 볼보가 이같은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틴 다음(Martin Daum) 다임러트럭 회장은 “언덕 위로 40t의 화물을 이동하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디젤 다음으로 이러한 작업에 가장 효율적인 연료가 수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3~4년 동안은 디젤 트럭이 판매를 장악하겠지만 2027~2030년 이후에는 수소트럭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룬스테트 볼보 회장은 “2025년 수소연료전지차 생산 후 10년이 지나기 전에 급격하게 수소차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그룹은 모두 배출 가스를 2040년까지 완전히 없애는 것이 목표다. 특히 볼보는 2030년까지 유럽 상용차 매출의 50% 이상을 전기 또는 수소연료전지차로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가 합작회사를 설립해 협업하기로 하면서 이같은 목표가 조금 더 당겨질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들어 수소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연례 주주총회에서 수소연료전지로 구동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5 모델을 내년에 소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MW는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수소전기 콘셉트카 ‘i 하이드로젠 넥스트’를 공개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프랑스 르노 그룹이 미국 수소 연료전지업체 ‘플러그파워’와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에 수소 연료전지시스템과 최첨단 수소차 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럽에서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중소형 상용차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플러그파워는 SK(034730)가 총 1조6000억원을 투자한 회사다.
도요타도 작년 벨기에 브뤼셀에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총괄하는 전담 회사를 세웠다. 도요타는 유럽 뿐 아니라 북미에서도 수소 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용차 자회사인 히노가 미국 상용차 업체인 켄워스와 협력해 대륙 횡단용 대형트럭 ‘클래스8’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작년 7월 세계 최초 상업용 수소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엑시언트 퓨얼셀)’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으며, 독일∙노르웨이∙네덜란드∙오스트리아 등 유럽 전역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수소차 개발에 가세하면서 2-3년 후에는 현재의 전기차처럼 치열한 주도권 확보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 총 판매대수는 4000대로, 지난해 1분기(2100대)보다 89.2% 로 증가했다. 1분기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체 수소차 중 도요타는 2000대, 현대차는 1800대가 판매됐다. 나머지 200대는 혼다 등 기타 모델이었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현대차가 명실상부한 시장 지배자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도요타가 미라이 2세대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도요타의 대대적인 공세에 직면해 2023년 넥쏘 2세대 신모델 출시 이전까지 당분간 시장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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