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도시'라던 일본 신도시의 경천동지
고령화 슬럼화 방치할 수 없어, 재건축 적극 지원하는 일 정부와 자치단체
고품격 부동산 토크쇼 '봉다방', 쏟아지는 한국 신도시의 미래 진단
1960년대 개발된 오사카 교외지역의 센리(千里)뉴타운. 전철로 오사카 시내와 20분이면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 여건의 신도시로, 분양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고령화로 65세인구 비율이 30%까지 치솟으면서 13만명에 육박하던 인구가 한때 8만9220명(2010년)으로 쪼그라들었다. 60~70년대 30~40대에 분양받았던 입주자들이 70~80대가 되고 자녀들은 분가하면서 고령자들이 주로 산다는 ‘올드타운’, 활기가 없다는 의미의 ‘고스트타운’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4만8000가구중 1만가구의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젊은 부부와 아이들이 돌아오는 젊은 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조선일보와 종합 부동산 미디어플랫폼 ‘땅집고’는 13일 일본 신도시의 변화를 점검하고 한국 신도시의 미래를 예측했다.
◇고령화 슬럼화냐 재건축이냐 고민한 지방자치단체
센리뉴타운의 전철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브릴리아시티 센리쓰쿠모다이. 작년 1월에 입주한 11층 202가구의 초현대식 아파트이다. 재건축 전에는 4층 높이, 6개동 96가구의 낡은 아파트로, 곳곳에 누수가 발생하고 외벽 떨어져나간 노후 건물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70~80대 노인들이 비틀거리며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거려야 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이 나이에 무슨 새 아파트냐” “공사비를 어떻게 조달하겠느냐”며 재건축에 반대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사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았다. 분양 가구수를 늘려 건축비를 충당하는 방식으로 재건축, 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고령화를 넘어 슬럼화하는 것을 그냥 방치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재건축으로 주거단지에 젊은 부부들을 유치해 올드타운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한 결단이었다. 늘어난 100여가구의 일반분양 아파트에는 젊은 세대들이 대거 입주, 지금은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어린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센리뉴타운은 최근 10년 사이에 인구가 1만명 정도 늘었고, 고령화율도 하락했다. 오사카 인근의 또다른 신도시 ‘센보쿠 뉴타운’은 재건축이 늦어지면서 한때 16만 4000명이었던 인구가 지난해 11만 8000명으로 줄어들었다. 고령화율은 36.2%로 치솟았다. 행정당국이 재건축에 소극적이어서 빚어진 현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때 유령도시로 불린 다마 뉴타운의 부활
한국 언론이 ‘유령도시’, ‘젊은이가 사라진 도시’라고 수시로 보도했던 도쿄 인근의 다마뉴타운도 재건축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도쿄 도심에서 급행열차 기준으로 30~40분 거리에 있는 다마뉴타운은 분당의 1.6배 크기로, 1971년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한때 ‘꿈의 신도시’로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올드타운, 고스트타운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15평 안팎의 좁은 평면, 엘리베이터도 없는 낡은 건물, 고령화로 인해 젊은층의 감소로 신도시 이미지 자체가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았다. 젊은 인구가 감소해 산부인과, 소아과, 초등학교,유치원, 상점 등이 문을 닫으면서 ‘소아과 난민’,’쇼핑난민'이란 유행어까지 만들어졌다.
시민단체, 백화점 등이 상점 폐점으로 신도시에서 생필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이동 점포’ 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산간 지대나 군부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동점포가 신도시에 등장한 것이다.
1971년 입주한 ‘스와2’ 주택단지는 5층 640가구의 낡은 분양아파트였다. 하지만 지금은 재건축을 통해 14층 1249가구의 ‘브릴리아 다마뉴타운’으로 바뀌어 있다. 재건축전에는 60~70대 가구가 많았지만, 신규 분양한 아파트에는 30~40대가 대거 입주 0~4세 어린이가 115명으로 늘어났다.

입주 당시에도 30대 샐러리맨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1988년 집이 너무 좁아 아이들 공부방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재건축 조합을 만들었지만, 거의 추진되지 못했다. 일본 정부가 2002년 ‘아파트재건축 원활화법을 제정하고 ‘구분소유법’ 개정하면서 재건축의 길이 열렸다. 도쿄도가 ‘다마뉴타운 집합주택의 재건축에 관한 지침’을 마련, 지구계획을 수립할 경우 용적률을 상향조정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재건축사업은 탄력을 받아 재개발조합을 만든지 20년이 더 지난 2011년 착공할 수 있었다. 80가구의 마쓰가야 단지도 239가구로 2018년 재건축이 완공됐다.
민간분양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마 뉴타운의 공공임대주택도 재건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학생수 감소로 다른 학교에 통폐합돼 방치됐던 니시나가야마 중학교 자리에는 새로운 임대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노후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니시나가야마 중학교에 들어서는 임대아파트로 먼저 이사하고 다시 재건축하는 ‘순환 재개발되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란 외무장관 ‘호르무즈 개방’ 선언하자 군부 제동…내부 엇박자
- 레바논서 프랑스군 피격, 1명 사망... 동명부대 안전은?
- 합참 “北, 동쪽 방향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올해 7번째
- “수목장으로 모실래요”… 장례도 ‘세대 교체’
- ‘탄약 1만발’의 교훈…더 늦기 전에 한일 군수지원 제도화해야
- 집에서 빵 만들다 3억원 공장 차린 간 큰 주부
- 이란, 호르무즈서 선박 2척 공격…트럼프, 백악관 상황실 회의 소집
- 중국 국민당군 장교로 14년… 한국 첫 여성 비행사 권기옥
- “미군, 며칠내 전세계 공해상서 이란 연계 선박 나포작전 시작”
- “더 이상은 불을 때지 않겠다. 종말이여, 오라, 뭐가 대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