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차관 때 "조국 수사 상당히 부담스럽다" 발언 논란

김은정 기자 2021. 5. 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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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는 법무부 차관이던 2019년 9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자 강남일 대검 차장을 만나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조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와중에 검찰총장을 수사 지휘·보고 라인에서 빼자고 한 것이다. 정치적 고려로 수사에 영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은 대목이다. 한 시민단체는 김 후보자를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었다.

지난 2019년 10월 15일 오전 법무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답변하고 있다. 김 차관은 전날인 14일 사퇴한 조국 전 장관을 대리해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했다./이덕훈 기자

그런데 김 후보자가 당시 강남일 대검 차장에게 별도 수사팀을 제안하며 “법무부도, 검찰도 (조국)수사에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말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9월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이날 김 후보자(당시 법무부 차관)는 정치적 독립성 차원에서 검찰청 예산을 법무부로부터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설명하러 나왔으나 ‘별도 수사팀 제안’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됐다. 관련 보도가 나온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인데다, 검찰이 국회로부터 독립되는 것보다 법무부로부터 먼저 독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그런 취지(윤석열 배제)로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소위 위원들에게 “(9월 9일)박상기 법무부 장관 이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강남일 대검 차장이 오셨길래 제 사무실에서 30분 정도 둘이 차를 마시면서 1년 동안 있었던 일, 그 다음에 현재 검찰에서 (조국)수사가 진행 중에 있는데 법무부나 검찰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이야기 등등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국)장관님이 안 오셨으면 문제가 없는데 오셨으니까 이 문제가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우리 검찰을 위해서나 현재 총장님을 위해서나 총장님께서 별도의 수사팀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정도 이야기 했다”고 덧붙였다. 조국 수사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정치적 외풍을 막아야 할 법무부 차관이 오히려 정치적 고려를 하며 진행 중인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야당 의원들 비판이 계속되자 김 후보자는 “(별도 수사팀은)당연히 총장님의 수사지휘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대화 맥락에 비춰볼 때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었다.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수사가 진행 중인데, 검찰 총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별도의 수사팀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지 않느냐” “당연히 (차관 발언은)검찰총장 지휘라인에서 벗어난 별도의 수사팀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따지기도 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당시 법무부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게도 이런 내용의 제안성 보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고위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대검과 청와대 쪽에 윤 전 총장을 배제하는 방안을 설득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김 후보자의 발언이 바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친정권 인사 수사를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인물이 검찰총장으로 적합하냐는 것이다. 내년 대선 관리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김오수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을 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는 건 납득이 안 간다. 과도한 생각”이라며 “정치적 의혹 사건들에 대해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엄정하게 수사를 잘 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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