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작전 종료일 없다"..'이·팔' 전면전 우려 속 충돌로 65명 사망

최서윤 기자 2021. 5. 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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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격 지속 의사 밝혀..국제사회 중재 나설까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최근 몇 년 새 최악의 폭력 사태로 치닫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전할까 우려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계속된 가자지구 공습으로 현재까지 어린이 16명을 포함해 최소 65명의 사망자와 365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밝혔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7명이 숨졌지만, 사망자 다수는 팔레스타인인이었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이날 하마스 사령관 등 16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사흘째 계속되는 공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번 충돌은 지난 7일 이슬람 최대 명절 라마단 마지막 주 금요일을 맞아 메카, 메디나와 함께 성지로 꼽히는 알아크사 모스크로 모인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스라엘 군경이 막아서면서 시작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경의 철수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자 결국 지난 10일 오후 예루살렘을 향해 로켓포 1000여발을 발사하며 공격을 단행했고, 이스라엘도 기다렸다는 듯 공습에 나선 것이다.

예루살렘의 이슬람 사원인 알아크사 모스크에서 이스라엘 경찰들과 팔레스타인인들 간 2021년 5월7일(현지시간) 충돌이 벌어졌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스데롯 주택가 등에 떨어진 로켓포 공격으로 6살 어린이 등 7명이 사망하고 민간인 200여명이 부상했다. 간밤에는 텔아비브에 로켓포 130여발이 떨어지면서 벤구리온 국제공항이 문을 닫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으로 로켓포 다수를 요격했지만, 일부는 텔 아비브에 그대로 떨어져 버스가 불타고 이스라엘 여성 한 명이 사망하면서 수천 명이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웠다.

대피소와 방공망이 없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피해는 더 처참하다. 이스라엘군은 건물과 아파트를 공격했고, 특히 전날 밤엔 가자지구 남부에 있는 14층짜리 빌딩 알쇼루크 타워가 무너져내렸다. 이스라엘군은 이 타워에는 하마스 군 정보 사무소가 입주해 있으며 군 전술정보를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인프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습으로 '패닉 상태'에 놓여있다고 아쉬라프 알키드라 팔레스타인 보건부 대변인은 전했다. 알키드라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민간 주거지와 사람들이 붐비는 거주지를 공격했고, 가자지구 공습 피해자 43%가 아이들과 여성"이라고 말했다.

◇장기화 조짐…내전 우려도: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전날 밤 TV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공격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그에 대한 준비가 돼 있고, 이스라엘이 멈추길 원하면 우리도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베니 갠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현재로서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의 종료일은 없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파투 벤수다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동예루살렘과 가자지구 안팎, 웨스트뱅크(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의 폭력 고조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ICC 로마규정 상의 전쟁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폭력 중단, 자제와 진정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반복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토르 웬슬랜드 유엔 중동평화조정 특사는 트위터를 통해 "전쟁을 즉각 멈춰 달라. 전면전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가자지구에서의 파괴적인 전쟁의 대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치르게 된다. 유엔은 양측이 진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장 폭력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도시도 혼란에 빠지면서 내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 극우 청년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과의 공동 거주 지역에서 몽둥이와 나무판을 틀고다니고 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전해지고 있으며, "아랍인에게는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모습의 동영상도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다.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의 한 아랍계 의원은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의 인터뷰에서 "폭력이 곧 확산할 수 있다. 상황이 악화할까 걱정된다"면서 "우리의 무모한 젊은 청년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싶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뉴스채널을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 사이의 내전을 다루고 있다. 이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면서 진정을 호소했다.

2021년 5월 12일 팔레스타인 요단간 서안 도시 헤브론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이스라엘 정보군 간 교전이 벌어진 모습. © AFP=뉴스1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전 분쟁을 중재했던 이집트에서는 이번 갈등의 봉합을 돕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하디 암 이·팔 담당 부차관보가 미국 특사로 즉시 방문해 양측 지도자들을 만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폭력 축소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겨냥해 로켓을 발사하는 테러조직인 하마스와 자신을 방어하는 이스라엘의 대응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다른 나라들이 이스라엘에 알 아크사 사원 주변 군사작전과 동예루살렘 아랍인들에 대한 불법적 조치를 멈추도록 압박한다면 하마스 측은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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