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지성이 UCL 결승 앞둔 지소연에게 "바르셀로나는 꼭 이겨줘"

안영준 기자 2021. 5. 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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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위민, 17일 바르사 상대로 여자 UCL 결승
지소연 "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
첼시 위민의 지소연©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이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앞둔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지소연(첼시 위민/잉글랜드)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만큼은 꼭 이겨 달라"는 특별한 당부까지 했다.

지소연은 2020-21시즌 첼시 위민과 함께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미 잉글랜드축구협회(FA) 여자슈퍼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을 달성했고, 유럽 여자축구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여자 UCL에서도 파죽지세로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지소연은 오는 17일(한국시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바르셀로나 페메니(스페인)를 상대로 유럽 챔피언에 도전한다.

의미가 클 무대다. 지소연은 이미 영국 내에서 취할 수 있는 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렸다. UCL은 지소연이 유럽에서 활약하며 얻을 수 있는 마지막 트로피이자 가장 큰 영예와 다름없다.

지소연은 13일 뉴스1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첼시에서 매 시즌 최선을 다해 뛰다 보니 좋은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구단과 함께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도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첼시 위민의 지소연 © AFP=뉴스1

첼시는 남자 팀도 유럽 정상에 도전 중이다. 오는 30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상대로 UCL 결승전을 치른다.

지소연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지소연은 "세계 최초의 남녀 통합 UCL 우승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꼭 해 보고 싶다"며 "남자 첼시 팀은 워낙 잘해주고 있으니 우리만 잘 하면 기록 달성이 가능할 것 같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하며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소연은 박지성으로부터 받은 따뜻한 응원 메시지도 공개했다. 지소연은 "(박)지성 오빠가 늘 응원해주신다. 최근에도 '리그 우승 축하한다. UCL 결승에서 바르셀로나 꼭 이겨줘'라고 응원 문자를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선수시절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에서 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던 스타다.

박지성은 2007-08시즌 UCL 우승을 일구는 등 성공적 커리어를 썼지만, 2008-09시즌과 2010-11시즌 UCL 결승전에서는 바르셀로나(스페인)에 막혀 우승에 실패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박지성으로선 큰 무대를 앞둔 지소연에게 경험자로서 힘을 전하는 한편, 선수시절 바르셀로나에게 패했던 아쉬움을 후배가 달래주길 기대했다.

지소연은 "UCL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긴장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유럽 축구에서 많은 걸 이루신 분이 관심을 가져주시니 힘과 용기가 난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 © AFP=뉴스1

한편 지소연은 한국 여자축구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한 여전한 아쉬움도 갖고 있었다. 한국은 지난 4월 중국과 도쿄 올림픽 플레이오프를 치러 아쉽게 탈락한 바 있다. 당시 지소연은 경기 종료 후 한참 동안 멍하니 선 채로 눈물을 삼켰다.

지소연은 "솔직히 말하면 여자 UCL에서 우승하더라도, 올림픽에 못 나간 아픔이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고 속내를 꺼낸 뒤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후 "국가대표팀에서 15년 이상 뛰었는데, 올림픽 본선 진출도 못 이뤘고 우승 트로피조차 하나 없다. 첼시에서 얻은 트로피는 10개쯤 되는데, 그 기쁨을 모은 것보다 올림픽에 못 나간 슬픔이 더 크다"며 자책하고 아쉬워했다.

물론 지금 당장 집중해야 할 목표는 UCL 결승전이다. 지소연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올림픽의 아쉬움을 잠시 접고, UCL 우승이 갖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뇌이고 있다.

지소연은 "처음에 왔을 땐 나 혼자 버텼다. 하지만 이젠 영국에 한국 선수들도 많아져 '코리안더비'까지 열린다"며 "UCL 결승전도 마찬가지다. 내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새 역사를 쓰면, 한국 여자축구 선수들에게 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가 있기까지 정말 많은 일들과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며 "이번 시즌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아있는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반드시 UCL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새 역사를 쓰고 싶다. 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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