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응원 "나도 없는 메달, 목에 걸고 오길" [창간 16th]
[스포츠경향]
홍명보 울산 감독(52)은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울산 3총사 이동경과 이동준, 원두재를 보면 옛 추억이 절로 떠오른다.
9년 전인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축구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긴 지도자가 바로 그였다. 당시 새로운 시대의 맏형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던 홍 감독은 이제 새 제자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위치가 됐다.
홍 감독은 지난 8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우리 선수들도 올림픽에서 마지막까지 웃었으면 한다”며 “메달을 걸고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이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성공하길 바라는 것은 그만큼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홍 감독이 지휘했던 런던올림픽처럼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따낸다면 선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고, 해외 진출도 수월해진다. 실제로 런던올림픽 멤버들 가운데 3분의 1인 6명이 유럽 무대를 누볐고, 8명은 북미와 중동,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홍 감독은 “올림픽은 성인 레벨로 뛰어들기 직전의 마지막 대회”라며 “이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선수의 실력 자체가 크게 성장한다. 런던에서는 영국과의 8강전이 큰 고비였는데, 그 고비를 넘기니 실력이 늘더라. 우리 선수들도 그러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의 진심은 말이 아닌 행동에서 드러난다. 선수들이 올림픽 최종명단에 뽑히려면 꾸준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게 중요하다. 홍 감독은 올림픽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이 얼마나 빈번한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출전 시간과 몸 상태를 철저히 관리해주고 있다. 홍 감독은 “여기(울산)에 있을 땐 내가 책임지고 관리해주는 게 당연하다”며 “또 올림픽에 꼭 필요한 멀티 포지션도 가능하도록 지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울산 3총사들이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추억을 쌓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홍 감독은 코로나19로 사적 모임을 취소한 지난해를 빼면 매년 연말이면 런던 멤버들을 만나고 있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웃으면서 추억을 떠올리기를 바랄 뿐”이라며 “(코칭스태프에게는 지급하지 않아) 나도 없는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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