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식 전기레인지, 야옹이 화재 주의보

제주/오재용 기자 2021. 5. 13.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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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새벽 제주시 건입동 한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락방에서 잠자던 식당 주인(55)은 식당 밖으로 급히 몸을 피했으나 24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 당국이 지목한 ‘방화범’은 식당에서 키우던 고양이. 빈 주방에서 싱크대 주변을 돌아다니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상판을 지나며 전원 버튼을 누른 것으로 추정했다. 달아오른 화구(火口) 열기가 근처에 있는 키친타월 등을 태우며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19일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오피스텔 화재도 고양이 소행으로 드러났다. 주인이 외출한 사이 혼자 있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전원을 밟았고, 열기가 주변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태우면서 불이 번진 것이다.

이런 사고가 잇따르자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12일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화재를 일으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전기레인지 화재 3건이 모두 고양이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1500만명을 넘어서면서,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 사고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만 이 같은 화재 사건이 90여건 발생했다. 대부분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을 가진 고양이에 의한 것이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가 지난달 실험을 했더니 터치식 전기레인지의 경우 사람 손가락뿐 아니라 반려동물 발바닥 등 체온이 있는 피부에 모두 반응했다고 한다. 돌리는 방식의 다이얼식 전기레인지도 반려동물이 이동하면서 건드리면 역시 작동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외출하거나 잠잘 때는 전기레인지 전원 코드를 뽑고, 상판 전원 버튼 주변에 안전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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