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과 커리, NBA 황제들의 '단두대 매치'

이영빈 기자 2021. 5. 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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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농구 두명의 수퍼스타
플레이오프로 직행 못하고 단판승부 '패자부활전' 치를듯
르브론, 부상으로 26경기째 결장
커리, 최근 3점포 위력 되찾아

NBA(미 프로농구)의 두 수퍼스타 르브론 제임스(37·LA레이커스)와 스테픈 커리(3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시간은 다르지만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같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르브론은 유년 시절이 불우했고, 커리는 유복했다. 르브론은 기술적으로는 떨어지지만, 압도적인 운동 능력을 타고났다. 커리는 빈약한 신체 능력 대신 날카로운 슛 기술을 갖췄다. 태어난 곳만 같았을 뿐 모든 게 다른 기묘한 인연의 둘은 2010년대 NBA를 대표하는 라이벌로 성장했다. 지난 10년간 둘은 우승 7번(르브론 4번, 커리 3번)을 나눠 가졌다. 4번의 파이널 맞대결에서는 커리가 3번, 르브론이 1번 이겼다.

올해 두 수퍼스타는 콘퍼런스 결승이 아닌 플레이오프 맨 밑바닥에서 서바이벌 맞대결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NBA가 올 시즌 도입한 ‘플레이인 토너먼트’(play-in tournament) 때문이다. NBA은 지난 시즌까지 동·서부 양대 콘퍼런스 각각 1~8위가 다전(多戰)제 승부를 벌였다. 올해는 콘퍼런스 1~6위는 플레이오프에 그대로 진출하지만 7~8위 팀이 9, 10위 팀과 패자부활전 형식의 단판 승부를 벌여 7, 8번 시드 자리를 다툰다.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첫 시즌에 공교롭게 르브론과 커리가 속한 두 팀이 하위권에 놓여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서부 콘퍼런스에서 레이커스가 7위, 워리어스가 8위다. 현재 순위대로 시즌이 끝나면 두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올 시즌 두 선수는 예전 같지 않다. 경기 중 다쳐 실려 나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올 만큼 압도적인 신체 능력을 자랑했던 르브론은 현재 발목 부상으로 26경기째 결장 중이다. 남은 3경기에도 뛰지 않으면 선수 경력 18시즌 중 단일 시즌 최다 결장을 하게 된다. 경기 평균 출전 시간도 33.7분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저다. 레이커스는 르브론과 팀 주축을 이룬 앤서니 데이비스(28)까지 다치면서 팀도 지난 시즌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앤서니 데이비스는 최근 팀에 합류했다.

커리는 올 시즌 초반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 후반에야 제 페이스를 찾았다. 시즌 중반까지 팀이 중하위권을 맴돌다 커리의 슛 감각이 올라오며 상승세를 탔다. 커리는 4월 ‘서부 콘퍼런스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는 등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한때 탈락 위기에 놓였던 워리어스를 레이커스보다 한 단계 아래인 서부 8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커리의 기량이 팀을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으로 이끌던 그 모습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혹시 둘이 맞붙을 수 있는 플레이인 토너먼트 승부에서는 커리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르브론은 지난 3일 팀이 콘퍼런스 7위로 내려앉자 욕을 섞어가며 “플레이인 토너먼트는 잘못된 방식”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의 분노에는 팀 사정이 깔려있다.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을 차지했을 만큼 전력상 강팀이지만, 이번 시즌 주전과 후보를 가리지 않고 결장이 잦다. 서로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변수가 많은 단판 승부보다는 차츰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7전 4선승제 플레이오프가 유리하다.

워리어스는 화끈한 공격 농구가 장점이다. 커리의 3점슛을 앞세워 한번 흐름을 타면 막기 어렵다. 미국 매체 클러치 포인츠는 지난달 “1~2경기에서 ‘폭탄’을 터트릴 수 있는 스테픈 커리의 워리어스가 플레이인 토너먼트 제도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과거 수많은 명승부를 낳았던 두 선수가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팬들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플레이인 토너먼트는 오는 19일부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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