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멘토 만나기

2021. 5. 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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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 다가오니 중학교 2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 생각난다.

뒤늦게 시작한 학위과정 중에 만난 교수님들, 프랑스와 미국 유학시절의 교수님들도 어렵다면 어려운 분이었으나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처럼 마음을 열고 나이와 국적, 인종의 차이를 넘어 큰 가르침과 은혜를 베풀어줬다.

특히 사회에서는 '담임선생님'도 없기 때문에 비즈니스 세계에서 필요한 가르침을 주는 분, '멘토'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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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 kwia_president@inventor.or.kr >

스승의 날이 다가오니 중학교 2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 생각난다. 굉장한 열의가 있으셔서 늘 긴 회초리를 들고 다니며 훈육하시는 엄한 분이셨는데, 2학기 어느 날인가 집을 마련하시면서 “반장 집 근처에서 살아야지”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시더니 정말로 우리 집 골목 건너편으로 이사를 오셨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하교 후에도 선생님께 ‘반장’ 역할을 해드려야 할 판이었다.

학년이 올라가 그 뒤로는 담임 또는 학과 담당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몇 년을 이웃으로 지내다 보니 어느새 어려운 선생님이 아닌, 일상으로 조언을 얻고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격의 없는 동네 어른이 돼 있으셨다. 선생님과 이웃으로 지내면서 ‘어려운 어른’을 어렵지 않게 대하며 어른의 경험과 지혜로부터 살아가는 바른 방향을 가늠하고,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좋은지 실마리를 찾는 방법을 짐작할 수 있었다.

뒤늦게 시작한 학위과정 중에 만난 교수님들, 프랑스와 미국 유학시절의 교수님들도 어렵다면 어려운 분이었으나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처럼 마음을 열고 나이와 국적, 인종의 차이를 넘어 큰 가르침과 은혜를 베풀어줬다. 이분들이 깊이 있는 학문의 힘을 깨우쳐 주지 않았다면 여태까지 오랜 실무에서 두서없이 접한 단편적 정보와 체계 없는 지식의 혼돈 속에서 해답을 찾느라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좋은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받는 것은 큰 행운이다. 특히 사회에서는 ‘담임선생님’도 없기 때문에 비즈니스 세계에서 필요한 가르침을 주는 분, ‘멘토’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한없이 다양하고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대사회에서 원하는 분야의 멘토를 만나 직접적이고도 적절한 조언과 지도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

필자가 이끄는 한국여성발명협회에서는 창의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성들에게 발명과 아이디어를 고안할 방법을 가르치고 어떤 아이디어라도 구조를 그려보고 짧게라도 서술해보며 그 디자인을 실현하도록 지도한다. 아울러 여성들의 소소한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적합한 전문가를 찾아 매칭해주는 일도 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는 초보 여성발명가의 멘토가 돼 그 기술의 방향을 잡아주고, 사업가의 길을 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며, 그들 삶의 방향까지 바꿔 놓기도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은 살아 있는 도서관’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노인이 인생의 지혜를 품고 있는 보고이듯 멘토는 사업과 기술 분야의 해법을 품고 있는 보고다. 초보 여성발명가라도 적절한 시점에 좋은 멘토를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이미 성공한 사업가에 한발 다가선 것이나 다름없다. 새로운 사업을 꿈꾸는 여성 발명가들에게 지금 당장 적합한 ‘멘토’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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