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공예가 양유완의 뜨겁고도 차가운 하루

서울문화사 2021. 5.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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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궈진 유리를 입으로 불고 이리저리 굴려 다듬는다. 세밀한 디테일이 더해진 차가운 유리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 속에서 피부는 고통받는다. 유리에 대한 열정으로 혹사시킨 피부이기에 더욱 단단하게 챙길 수밖에 없는 유리 공예가 양유완의 뷰티 리추얼.




투명한 유리로 세상을 빚는 유리 공예가의 작업은 거칠다. 1250℃의 뜨거운 가마가 24시간, 365일 내내 켜져 있어 뜨거운 불과의 싸움은 온종일 계속된다. 열기로 가득한 작업실 또한 극도로 건조하다. 이 모든게 피부 건강을 위협하는 악조건. 모와니글라스(@mowani.glass)를 운영하는 유리 공예가 양유완의 데일리 뷰티 루틴이 보습과 쿨링 케어로 꽉 채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녀의 하루는 작업실의 큰 창들을 활짝 여는 것으로 시작된다. 작업실을 환기시키면서 동시에 열기를 식히기 위한 일종의 의식 같은 일이다. 그러고 나선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일정과 작업할 것들을 체크하는 것으로 시동을 건다.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기 전, 그날 마실 물도 미리 챙긴다. 뜨거운 가마에서 달궈진 유리와 씨름하다 보면 갈증도 나고 피부가 땅겨서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하기 때문. 작업이 계속될수록 피부는 점점 건조해진다.

특히 그녀는 입으로 불어서 유리의 모양을 만드는 블로 기법을 고수하기 때문에 언제나 입술이 고통받는다. 뜨거운 열기를 받으면서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손도 마찬가지. 작업 중 틈틈이 보습감이 풍부한 핸드크림과 립밤을 발라 관리한다.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피부 관리가 시작된다. 가장 먼저 하는 것은 깨끗하게 씻는 일.

열 앞에서 오랜 시간 흘린 땀과 유분을 제거해야 피부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이마의 헤어라인을 따라 귀 뒤, 목 뒤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꼼꼼하게 씻는다. 그러고 나선 화장수와 크림 미스트로 열감을 내리고 에멀션, 크림, 오일로 피부에 수분과 영양을 꽉 채우는 그녀만의 뷰티 루틴이 이어진다. 그녀는 피부는 유리를 닮았다고 말한다.

“유리는 늘 소중하게 다루고 자주 사용해야 깨끗하고 반짝반짝 빛이 나요. 피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매일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금세 표가 나거든요. 특별할 것 없지만 저만의 방식으로 데일리 뷰티 루틴을 실천하는 이유입니다.”

Daily Beauty Routine


AM: 11:00

수분을 채우는 워터 레시피

물을 질리지 않고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만든 그녀만의 레시피. 우선 히비스커스나 레몬밤 차를 우린다. 둘 다 항산화 작용을 할 뿐 아니라 지방을 녹여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맛있는 차들은 아니다. 여기에 레몬이나 오렌지, 라임 등을 얇게 썰어 넣으면 상큼한 맛이 더해져 마시기 좋다.

PM: 2:00

스폿 보습 케어

하루 종일 열기와 싸우는 터라 손과 입술이 늘 건조해 핸드크림과 립 트리트먼트를 수시로 바른다. 핸드크림은 바르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손을 씻자마자 촉촉함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적당량을 손등에 덜고 그 위에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려 크림과 섞이도록 부드럽게 문지르면서 흡수시킨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다른 쪽 손가락을 하나씩 끼워서 문질러주면 손등과 손바닥뿐 아니라 손가락과 손톱까지 고루 핸드크림을 흡수시킬 수 있다. 뜨거운 열기 때문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해서 입술에 바르는 보호제도 자외선 차단 성분이 있는 것으로 바르고 있다. 한두 시간에 한 번꼴로 바르는데, 얇게 여러 번 덧발라준다.

프레시 크렘 앙씨엔느 페이스 오일 엘릭시어 청정한 수도원에서 핸드메이드로 만들었고 유효한 성분들을 섬세하게 블렌딩해 믿고 사용하고 있다. 30ml 28만5000원대.

탬버린즈 퍼퓸핸드 바르는 순간 산뜻하게 스며드는 크림 제형. 매력적인 향기가 더해져 만족스럽다. 15ml 1만4000원.

프레시 슈가 로제 립 트리트먼트 입술을 촉촉하게 해주면서 은은한 핑크빛으로 혈색을 더해주는 데다 자외선 차단 효과도 있어 선택했다. 4.3g 3만6000원대.

PM: 4:00

지친 오후를 깨우는 향 테라피

예민한 유리 소재를 다루다 보니 늘 음악과 향으로 자신만의 테라피를 하는 그녀. 특히 다양한 향기 아이템에 진심인 편인데, 작업 공간에 항상 비치해두는 것은 디퓨저다. 은은한 향이 지속적으로 발향되는 데다 어떤 향기가 섞여도 부담 없는 것이 특징. 나른한 오후가 되면 여기에 향수를 뿌려 향기를 레이어링하며 기분을 전환한다.

바이레도 라 튤립 오 드 퍼퓸 촉촉한 아침 정원의 튤립을 연상케 하는 향이 새로운 영감을 줘 요즘 가장 애정하고 있다. 50ml 23만원.

PM: 9:00

하루의 열기를 머금은 피부 진정 케어

작업을 마치면 피부에는 열감이 가득하다. 이때 무엇보다 빠르게 피부 온도를 내리기 위해 잊지 않고 하는 그녀의 뷰티 의식이 있다. 땀과 피지로 뒤범벅된 피부를 깨끗하게 씻고 난 즉시 냉장고에 넣어뒀던 화장수로 피붓결을 정리해 열감을 내린다. 그다음 미스트를 뿌리는데,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흡수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 더 분사해 손으로 두드려 흡수시킨다. 이렇게 하면 피부 속까지 수분이 채워지는 기분. 그 위에 에멀션을 바르고 충분히 두드려 흡수시킨 뒤 크림에 오일을 섞어서 꼼꼼히 펴 바른다. 입술에도 립밤을 두껍게 바르면 그의 하루가 끝난다.

프레시 크렘 앙씨엔느 손에 적당량을 덜고 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린 뒤 충분히 녹인 다음 피부에 바르면 낮 동안 지친 피부에 보상을 해주는 기분이 든다. 100g 47만원대.

케어놀로지 리블루 밸런싱 크림-인-미스트 열기로 예민해진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키고 촉촉하게 만들어줘 애용하는 제품. 120ml 2만9000원.

케어놀로지 씨홀리 워터 플럼핑 에멀전 가볍게 흡수되면서 촉촉하게 수분이 채워져 미스트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130ml 3만3000원.

기획 : 한정은 기자  |   사진 : 이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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