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최근 10경기 4할, NC 캡틴 양의지가 움직인다 [스경X히어로]
[스포츠경향]
NC가 항상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될 수 있는 건 ‘곰 같은 여우’ 포수 양의지(34)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홈플레이트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투수들은 조금 더 안정적으로 투구를 할 수 있고, 타석에 섰을 때는 상대 투수에게 끊임없는 긴장감을 몰고 온다.
양의지의 페이스가 점점 오르고 있다. 물론 4월 한 달에도 타율 0.338, 홈런 4개에 23타점이었지만 5월이 되자 기세는 더욱 오르고 있다. 5월 9경기 0.393의 타율에 홈런 3개 벌써 10타점이다.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타율이 4할이 넘는다. 시즌 홈런은 7개로 공동 7위 그리고 타점은 33타점으로 동료 나성범, KT 강백호, 한화 노시환 등과 공동 2위에 올랐다.
12일 대전 한화전도 양의지의 맹활약이 팀을 구했던 경기였다. 양의지는 이날 3루타를 빼놓은 사이클링히트로 활약했다. 1회초 첫 타석 한화의 내야 시프트가 좌측으로 몰린 틈을 타서 1·2루 사이에 공을 굴려 안타를 뽑아냈고,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해 좌측 담장까지 구르는 장타를 쳐냈다. 혼신의 베이스러닝으로 비디오판독 끝에 2루타를 얻어냈다.
7회초에는 바꿔나온 상대 투수 윤호솔의 4구를 노려 쳐 비거리 115m짜리 좌월 쓰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언제나 무심한 듯 타격하긴 하지만 그 내용은 알짜다. 비록 마지막 타석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또 한 번의 사이클링히트는 놓쳤지만 양의지의 활약은 그 외로도 충분했다.
그는 포수로서 이날 나온 데뷔 2년차 신민혁의 제구도 잡아갔다. 1회말 1사 1·2루의 위기에 빠졌던 신민혁은 선발등판에 대한 긴장감으로 두통을 앓았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하지만 양의지의 침착한 리드에 결국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양의지는 첫 타석 안타에 대해 “시프트 파훼를 위한 의식적인 밀어치기”였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수비가 비어있는 상황을 보면 몸이 반응하는 것 같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다면 무리하지 않고 방향대로 치려고 노력한다”면서 “볼카운트가 유리하면 과감하게, 불리하면 타구의 방향을 생각하면서 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도쿄올림픽 대표팀 예비엔트리 자격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던 양의지는 후유증이 있어 다음 날 경기에서 빠졌다. 양의지는 “몸이 피곤했지만 2, 3일 지나니까 제 컨디션이 돌아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아직 안타를 몰아치는 날이 많기 때문에 타격감이 완전하게 돌아왔다고는 보기 힘들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17승15패로 1위 삼성, 2위 SSG에 이은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아직 3위에 두산, KT, LG 등 많은 팀이 얽혀있는 상황이지만 5할 승률을 밑돌던 4월의 상황과는 달라졌다. 양의지는 “구창모, 송명기 선수 등이 돌아오면 분명히 반등의 기회가 올 것”이라면서 “안 좋은 시기를 선수들이 잘 버텨준 것이 올라갈 수 있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대전|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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