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의 우익수 앞 안타'는 수비 시프트를 뚫고 날아간다
눈에 띄는 인상적인 장면에 비해
통계적으론 유의미한 효과 미미
[경향신문]
톱타자의 출루로 무사 1루. 이어 나온 좌타자가 2루로 출발한 주자 등 뒤로 우전안타를 굴리며 무사 1·3루. 이는 야구의 정석으로 통하는 고전적인 찬스 만들기다.
그런데 왜 그런지 올시즌에는 좌타자가 부드럽게 굴리는 우전안타가 덜 보이는 듯하다. 반대로 각팀의 강력한 수비 시프트에 따라 우전안타가 될 만한 타구는 자주 잡히는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에서 올시즌만큼 수비 시프트가 이슈가 된 적은 없었다.
수비 시프트의 기본 개념은 해당 타자의 타구 방향과 강도 등이 담긴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야수별 위치를 다시 잡는 것이다. 그 결과 강한 타구가 많은 좌타자를 겨냥해 1·2루 사이와 우익수 방향에 시프트가 집중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는 두산, 올해는 LG처럼 좌타자들이 타선의 주류인 구단이 수비 시프트를 자주 만나는 이유이다.
그래서 따라붙는 궁금증 하나. ‘과연 올시즌에는 좌타자의 우익수 방향 안타 수가 줄었을까’ 하는 물음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답에 따르면 올시즌 우익수 방향 안타는 줄지 않았다(표 참조).
올시즌 개막 이후 지난 주말까지 나온 좌타자의 우익수 방향 타구 대비 안타 비율은 31.9%. 2019년의 31.5%와 지난해의 32.4%와 큰 차이가 없다. 우익수 방향 타구의 1루타 비율로 대상을 좁혀도 최근 3년간 19.4%, 19.2%, 19.7%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좌타자들이 시프트를 의식하면서 알게 모르게 나타날 수 있는 타구 방향의 변화도 없었다. 올시즌 좌타자의 인플레이 타구 대비 우익수 방향 타구는 41.8%로 2019년의 42.8%, 지난해의 41.5%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단순 수치에서도 시프트의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좌타자가 생산하는 우익수 방향 단타 수는 2.03개. 2019년의 1.87개, 지난해의 1.98개보다 오히려 조금 늘어나는 추세다.
수비 위치 변화로 안타성 타구를 막아내는 시프트로 인해 여러 인상적인 장면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런 장면들이 수치를 통해 야구 자체의 흐름을 바꿔놓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시프트 효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 구단의 타격코치는 “시프트의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보다 과하게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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