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고사·시설 노후화 심각..하자·보수 어쩌나?

노준철 2021. 5. 1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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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착공 10년 만에 공개를 앞둔 해운대수목원의 사업비 실태를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개장도 하기 전에 나무가 죽고, 시설이 낡아가는 현장을 집중 점검합니다.

하자·보수 부담이 커지자 부산시와 시공업체가 법적 소송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운대수목원은 1단계 수목원, 2단계 주차장·편의·운동시설로 나뉩니다.

이 중 1단계는 공사가 끝나 느티나무부터 은행나무, 메타세쿼이아까지 19만여 그루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수목은 잘 자라고 있을까?

일부 구간의 나무는 병들거나 벌써 죽어가고 있습니다.

누렇게 변해버린 난대성 종려나무. 죽은 나무는 잘려 덩그러니, 밑동만 남았습니다.

대다수 후박나무도 고사 위기입니다.

한참 푸르러야 할 잎사귀를 만져보니, 낙엽처럼 부서져 버립니다.

추위 때문에 냉해를 입은 겁니다.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온도가 밑에보다 5도 정도 낮거든요. 작년 너무 추웠거든요. 넓은 잎이 달린 활엽수 수종은 동해(냉해)를 잘 입습니다."]

일부 소나무도 상태가 좋질 못합니다.

영양제를 주고 응급 처치 중입니다.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배수 불량. 물 빠짐이 안 좋으니까 뿌리가 숨을 못 쉬어서…."]

부산시 집계 결과, 지금까지 전체 수목의 약 8%, 만 5천여 그루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이미 죽었습니다.

한쪽에 쌓아둔 죽은 나무가 산더미를 방불케 합니다.

[해운대수목원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고사목 이런 걸 자른 겁니다. 가지 친 것도 있고요."]

죽은 나무를 뽑고, 다시 심고….

하자·보수 물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불어나는 비용 탓에 부산시와 공사업체 간에 법적 다툼까지 벌어졌습니다.

[공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공사한 부분에 대해서, 죽은 나무에 대해 시와 다투고 있는 부분이고…. 나무 고사의 원인이 뭔가, 그 원인을 밝히는 과정입니다."]

개장도 안 했는데 각종 시설도 이미 낡아 버렸습니다.

특히 연못 주변 보행 덱이 녹이 슬고 곳곳이 쪼개졌습니다.

이미 하자·보수를 마쳤는데도 균열은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이를 책임질 관리사무소도 아직 갖춰지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완공될 때까지 이 임시 컨테이너사무실이 대규모 수목원의 총괄 관리를 맡아야 합니다.

공사에 들어간 지 벌써 10년, 시민에게 선보이기도 전에 수목원 나무와 시설이 멍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노준철 기자 ( arg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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