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격 강도 높일 것" 하마스 "확전 준비돼 있다"..전면전 치닫나

김윤나영 기자 2021. 5. 1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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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마스 지휘관 4명 암살"
전날 전투기 80대 가자 맹폭
13층 건물 붕괴 등 53명 숨져
팔 로켓포 공격에 6명 사망

[경향신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충돌이 12일(현지시간)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격화하고 있다. 양측의 거듭된 보복 공격으로 어린이와 임산부를 포함한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토르 베네스랜드 유엔 중동평화프로세스 특사는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양측 모두 폭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은 12일 서안지구를 급습했다. 이 과정에서 16세 팔레스타인인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팔레스타인도 대전차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인 한 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국내안전부는 이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군지휘관 4명을 암살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전투기 80대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폭격해 가자지구에 있던 13층짜리 주거용 건물이 붕괴됐다. 알자지라는 “이 건물에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지도부 사무실이 있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지난 10일부터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53명이 사망하고 32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에는 어린이 13명과 임산부 1명이 포함됐다. 하마스 경찰 건물들도 이날 공습으로 파괴됐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와 또 다른 무장조직 이슬라믹 지하드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로부터 38시간 동안에만 1000개 이상의 로켓 공격을 받았다”며 “이스라엘인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 아랍계 주민들이 많이 사는 도시에선 반이스라엘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1일 로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2일에는 “하마스 고위지휘관을 암살했다”며 “하마스는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하고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확전을 원한다면 준비돼 있고, 휴전을 원한다면 그 역시 준비돼 있다”고 맞섰다.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확전 자제” 미 리더십 시험대

국제사회는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예루살렘은 공존의 장소가 돼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1일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통화하며 물밑 중재에 나섰다. 유엔은 12일 비공개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이번 사태로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을 지지해온 바이든 정부에 양국의 전쟁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문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바이든 정부는 이란 핵합의(JCPOA) 복원이라는 더 시급한 문제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은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관리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교적 갈등에 양측 내부의 정치적 이해까지 얽히면서 당분간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각 위기에 처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교전으로 유리한 정치적 국면을 맞았다. 당장 ‘반네타냐후 연합’은 연정 구성 협상을 일시 중단했다.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는 “네타냐후 총리는 야당이 연정을 꾸릴 기회를 막거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의 새로운 긴장을 도모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갈수록 우경화되고 있다면 팔레스타인은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노쇠한 파타 정부와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전투적인 하마스로 파벌이 나뉜 상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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