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수묵추상의 거장 '서세옥미술관' 건립 추진
추사 김정희 등 작품 포함
컬렉션 990점도 함께 내놔
구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
[경향신문]
한국 수묵추상의 거장 산정(山丁) 서세옥 화백(1929~2020)이 남긴 작품 2300여점과 컬렉션 990여점을 유족 측이 12일 서울 성북구에 무상 기증했다. 성북구는 ‘서세옥미술관’을 건립해 서 화백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누구나 해당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성북구청에서 서 화백의 부인 정민자 여사, 장남 서도호 설치미술가(화상 연결), 차남 서을호 건축가, 며느리 김경은씨 등 유족과 이승로 성북구청장, 이건왕 성북문화재단 대표이사, 김보라 성북구립미술관장, 유희영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등이 모여 ‘고 서세옥 작품 및 컬렉션 기증을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협약에 따라 유족 측은 서 화백이 남긴 구상화와 추상화 등 주요 작품 450점을 비롯해 드로잉, 전각, 시고 등 2300여점을 무상 기증한다. 또한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소정 변관식, 소전 손재형, 근원 김용준 등의 작품을 포함한 컬렉션 990여점도 함께 기증한다.
정민자 여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서 화백은 생전에 ‘작품은 여러 사람이 보고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승로 구청장은 “훌륭한 작품을 기증하기로 한 유족에게 감사드린다. 예술 자원의 사회공헌에 초석을 세운 것”이라며 “비단 성북구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누구나 이 작품들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929년 대구에서 태어난 서 화백은 대표적인 한국화 1세대이면서 한시를 자유자재로 짓고 쓸 수 있는 마지막 동양화 세대였다. 김보라 성북구립미술관장은 “한국화단을 이끌면서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른 서 화백의 작업세계를 망라한 작품들과 한국 전통화를 계승하려 했던 서 화백의 정신이 깃든 컬렉션까지, 기증된 작품 면면과 규모 측면에서 전무후무한 사례”라고 말했다.
서 화백은 성북구에서 60여년 살면서 1978년 성북장학회를 꾸려나가는 데 앞장섰고, 2009년 성북구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한 후 명예관장을 지냈다. 성북지역에 애정이 깊었던 서 화백의 뜻을 따라 유족 측이 성북구에 작품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구는 설명했다.
성북구는 기증받은 작품들은 우선 외부 수장고에 옮긴 뒤 성북구립미술관 수장고 확장공사를 거쳐 해당 작품들을 소장·관리 및 연구한다. ‘서세옥미술관’을 건립 계획은 현재 구체화되지 않았다. 구는 올 하반기 서 화백 1주기에 즈음해 성북구립미술관에서 특별전을 열어 일부 작품들을 대중에 공개한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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