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밝아지는 고용회복세, 청년·취약계층 그늘 해소 더 힘써야

2021. 5. 1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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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취업시장의 회복세를 보여주는 신호가 다각도로 켜지고 있다. 통계청이 12일 내놓은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5만2000명 늘어났다. 증가폭은 6년8개월 만에 가장 컸고, 31만여명 늘어난 3월보다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전체 고용률도 60.4%를 기록해 1년 만에 1%포인트 증가했고, 모든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높아진 것도 3년 만이다. 생산과 소비·수출 모두 호조를 보인 경기회복세와 물리적 거리 두기 완화가 고용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고용지표는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작년 4월의 기저효과도 봤지만, 완연히 개선되고 있다. 취업 증가자의 53%인 35만명이 민간에서 창출된 일자리였고, 제조업 취업자도 14개월 만에 증가세(9000명)로 전환했다. 상용직 근로자도 4개월 연속 늘었고, 코로나19 충격이 유달리 컸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노동자들의 주당 평균노동시간(39.5시간)도 1년 전보다 3.4시간 늘어났다. 고용회복세를 보여주는 숫자들이 여기저기서 잡힌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고용시장에 이는 훈기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청년·저소득·자영업 같은 고용 취약계층의 냉기는 여전하다. 늘어난 일자리의 3분의 2가 60세 이상에서 나왔다. 20대·50대 취업자 수도 증가했지만, 고용시장의 허리인 30·40대는 9만8000명과 1만2000명이 각각 줄어 취업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실업자 수는 20대에서 14.7% 늘어 3개월 연속 청년실업률(10%)이 두 자릿수를 찍었고, 30대도 0.7% 증가했다. 기업의 채용 축소로 노동시장의 신규 진입 벽이 높아지고, 40대 퇴직·경력단절자의 재취업도 여전히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5.2%)과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2.2%)의 감소세가 이어졌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4.7% 줄었다. 거시경제 지표가 호전돼도 바닥·골목 경기까지는 온기가 덜 흐르고 있는 징표로 볼 수 있다.

고용시장에 밝은 신호가 늘었지만, 정규직·비정규직과 업종별로 양극화가 커지는 ‘K자형’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터널 속에서 얼어붙은 일자리시장은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정부가 힘써야 할 일도 생계와 사회안전망이 흔들리는 ‘노동 약자들’을 보듬는 데 집중돼야 한다. 홍남기 부총리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과 청년·여성·대면서비스 업종의 취업 지원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경기·고용시장 회복세가 두루 확산되도록 재정과 공공의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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