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한지 작가 정경숙 초대 기획전

장재선 기자 2021. 5. 1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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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경숙이 기획 초대전을 통해 신작 22점을 선보인다.

서울 종로구 돈화문갤러리에서 12일 개막한 전시회는 두껍고 질긴 장지(壯紙)에 파스텔로 그림을 그려온 작가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파스텔의 가루를 통해 '버려지는 인생'의 허무에 천착하면서도 그것이 그림으로 재생되며 '남아서 이어지는 생명'에 대한 희망을 담아낸다.

그렇게 함으로써 파스텔의 재료적 특징, 즉 가볍고 부드럽다는 고정관념을 깨며 자신 만의 그림 세계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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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붉은 사랑, 201×116cm, 장지에 파스텔, 2018.
Surge, 162×130, 캔버스위에 파스텔, 2020.
하늘 품은 잉어, 138×132cm, 장지에 혼합매체, 2020.
소풍, 82×138cm, 장지에 혼합매체, 2020.
청매(봄), 63×92cm, 한지에 혼합매체, 2021.
홍매화 - 인연, 107×78cm, 한지에 혼합매체, 2021.

돈화문 갤러리서 신작 22점 선보여

안동한지에 색조 화장품 재료 실험

“유한한 세계서 자유로운 유영 꿈꿔”

작가 정경숙이 기획 초대전을 통해 신작 22점을 선보인다. 서울 종로구 돈화문갤러리에서 12일 개막한 전시회는 두껍고 질긴 장지(壯紙)에 파스텔로 그림을 그려온 작가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회는 화법과 주제 면에서 일관성을 지니면서도 진화한 측면이 있다. 파스텔의 가루를 통해 ‘버려지는 인생’의 허무에 천착하면서도 그것이 그림으로 재생되며 ‘남아서 이어지는 생명’에 대한 희망을 담아낸다.

정경숙은 그동안 장지 위에 바탕처리를 하고 돌가루를 바른 거친 표면에 파스텔을 밀어 넣어 두께감과 깊이를 표현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파스텔의 재료적 특징, 즉 가볍고 부드럽다는 고정관념을 깨며 자신 만의 그림 세계를 만들어냈다. 두 번의 개인전은 그런 성취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이번 작업은 얇게 펴 발라서 스며든 시간의 안착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묵직함과 두툼함을 추구하면서 생긴 답답함에서 벗어나 좀 더 편안해지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반영한 작품들이다. 파스텔로 만들어 온 그림 세계의 세월이 쌓여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쪽으로 나아가는 셈이다.

정 작가는 “매화를 그리는 작업을 안동의 전통 수제 한지로 했다”고 의미를 뒀다. 그동안 우리 땅이 키운 닥나무로 만든 한지를 써 왔는데, 그 중에도 안동 한지가 자신의 예술에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천년을 간다는 전통 한지 위에 삶의 유한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희망을 담은 것이 이번 작품들이다.

이번 작품은 파스텔 가루와 색조 화장품인 아이섀도우의 가루를 섞어 사용함으로써 색의 선명함과 화사함을 강조한 것이 도드라진 특징이다. 작가는 “인체에 무해한 자연친화적 재료로 색감을 풍부하게 만들어내는 실험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림들을 보면, 삶과 세상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그걸 벗어나는 자유의 약동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깊은 어둠 속의 파랑(波浪), 하늘을 품고 활개를 치는 잉어, 세한을 이겨내고 피어난 절정의 매화 등이 작가와 관객의 대화를 이끈다.

정경숙의 그림을 매개로 한 이야기 속에는 감염병 시대가 언젠가는 끝나리라는 희망이 담긴다. 작가는 “ 우리 모두는 꽃처럼 피어나고 잉어처럼 자유로이 유영할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오는 24일까지.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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