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득점·공격 완성도로 보는 K리그, 즐거움이 많아졌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2021. 5. 1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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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리그는 지난 2019년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팬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여러가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2019년에는 ‘5분 더 캠페인’을 통해 선수들에게 ‘플레이 타임을 5분 이상 더 뛰자’는 리그 의지를 전했다. 프로축구연맹은 매 라운드 경기 중단 사유를 각 팀별로 산출해 공개하고, 빠른 진행과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경기 질을 끌어올린 사례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노력을 통해 실제 공격시간(APT) 상승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금 더 나아가 이듬해에는 ‘한발 더 캠페인’을 펼쳤다. 선수들의 뛴거리, 스프린트 횟수, 순간 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EPTS(Electronic Performance Tracking System) 데이터를 통해 빠르게, 많이 뛰는 선수를 찾아냈다. 올해부터는 31개 부가데이터 지표를 포지션 별로 다르게 설정한 프로그램으로 최근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를 평가하는 ‘다이내믹 포인트’를 도입했다. 해외축구에서 보는 ‘파워랭킹’과 비슷하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선수들의 활약상을 더 고차원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대득점(xG)과 공격 완성도(Sequence)를 공개하고 있다. 축구를 골이라는 결과만으로 평가하는게 아니라 과정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수치다. 기대득점은 슈팅 찬스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을 뜻한다.

K리그 공식 부가데이터 생산 업체 비프로(Bepro)가 가지고 있는 10만 회 이상의 슈팅 데이터를 바탕으로 슈팅 지점, 골문과 거리, 골문과 각도, 패스 연결 상태 등을 인공지능(AI)이 분석해 개별 슈팅 찬스들의 기대득점 값을 뽑는다. 기대득점이 1에 가까울 수록 득점에 근접한 수치이고, 0에 가까워지면 득점 가능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기대득점 합계가 높으면 득점 기대 장면이 많은 선수다. 기대득점 합계가 낮음에도 실제 득점력이 좋다면 어려운 장면에서 골을 많이 만든 선수로 해석 가능하다. 4월에는 6경기에서 5골을 넣은 주민규(제주)가 K리그1에서 기대득점 합계 1위(2.68)에 올랐다. 시즌 8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는 일류첸코(전북)는 4월 6경기에서 3골을 터트리는 동안 기대득점은 1.91로 낮았다. 일류첸코의 득점이 어려운 슈팅 상황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공격 완성도도 재미있는 통계다. 볼 소유가 한 번 시작된 지점에서 볼 소유가 끝난 지점을 시퀀스라고 하는데, 유럽축구에서는 빌드업, 공격 작업의 질을 판단하는 지표로 많이 쓴다. 시퀀스가 슈팅으로 마무리되면 슈팅 시퀀스라 한다. 특정 팀의 ‘전체 시퀀스’ 대비 ‘슈팅 시퀀스’의 비율로 공격 완성도를 평가할 수 있다. 4월 K리그1에서 공격 완성도 1위는 최하위권에 자리한 광주FC(10%, 6경기 5골)였다. 전체 시퀀스는 1009개였고, 이 가운데 슈팅 시퀀스는 101개였다. 광주가 볼을 소유했을 때 10번에 한 번은 슈팅으로 마무리됐다는 말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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