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호랑이, 고려대 하윤기가 깨어날 시간
김주성, 오세근, 김종규 등 국내 대형 센터 계보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작년 U-리그 2차 대회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고 최근에야 복귀한 것을 고려하면 썩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부상에서 돌아오느라 팀 훈련을 3주밖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하윤기는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스스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특히, 성균관대와의 6강전에서 4쿼터에만 14득점을 올렸다. 연세대와의 4강전 패배에도 하윤기는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22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줬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하지만 2점 차 역전패를 당했기에 하윤기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빠른 농구가 잘 나온 것 같은데 마지막에 스스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지게 되어 동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라며 대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하윤기는 올해로 4학년이다. 지난 3년간 고려대 농구부로 활약하면서 많은 추억이 있다. 그중에 연세대와의 2019정기전에서 승리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18정기전 패배후 U-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연달아 패배했을 때만큼은 힘이 빠지고 농구를 하기 싫을 정도였다.
하지만 하윤기는 힘든 과정을 팀 동료와 함께 이겨내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지금은 최고참으로서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팀 훈련과 시합에 임하고 있다.
사실 지난해 하윤기가 얼리 드래프트로 나와 프로 무대에 일찍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그러나 하윤기는 “처음부터 나갈 생각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동기인 이우석이 먼저 팀을 떠나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면 부럽기는 하지만, 하윤기는 그런 자신의 선택이 후회되지 않는다.
그런 그의 대학농구 인생에서 주희정 감독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하윤기는 “감독님 덕분에 농구에 대한 마인드를 다시 잡을 수 있었다. 기동력을 갖춘 센터가 될 것을 강조했고 프로에서 살아남는 법과 같은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셨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특급 고교생’ 여준석도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어 순번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하윤기는 “이왕이면 로터리픽 안에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윤기의 장점인 큰 키와 뛰어난 탄력은 안양KGC의 오세근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 인터뷰에서 오세근을 롤모델로 꼽은 하윤기는 “탄탄한 웨이트와 포스트 기술을 닮고 싶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하윤기이긴 하지만, 프로 무대는 대학 무대와는 또 다른 레벨이다. 또한 주 포지션인 센터 위치에서 외국인 선수와의 매치업도 도전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하윤기는 팀훈련과 개인훈련을 병행하며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하윤기는 “1대1 수비와 블로킹에서만큼은 자신이 있다”라며 “프로에서 빅맨에게 미들슛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계속 연습하고 남은 대회들에서도 시도해 볼 생각이다”라고 했다.
현재 하윤기는 MBC배 대학농구대회와 U-리그 2차, 3차 대회들을 남겨놓고 있다. 분위기는 좋다. 지난 U리그 1차 대회 4강전에서 연세대에 패배했으나, 3쿼터 후반과 4쿼터에 이두원과 이룬 트윈타워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또한, 생애 처음으로 성인 남자농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며 자신감을 더했다. 하윤기는 “이번에 연세대랑 해보면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다 같이 뭉쳐서 더 집중하고 더 열심히 해서 연세대만큼은 잡고 우승하고 싶다”라며 남은 대회들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잠자던 호랑이의 발톱이 날카롭게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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