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 "힙합은 순박한 사람들이 하는 음악"

[서울=뉴시스] 가수 자이언티와 작가 조승연. 사진 = '조승연의 탐구생활' 유튜브 캡처. 2021.5.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경 인턴 기자 =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가수 자이언티가 자신의 음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지난 11일 오후 8시, 자이언티는 유튜브 채널 '조승연의 탐구생활'에 출연해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자이언티에게 힙합이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장르"다. "친구들이랑 노래방을 갔다가 발라드를 예약하려고 눌렀는데 잘못 예약해서 힙합 곡이 나왔어요. 원타임의 '핫 뜨거'라는 곡이 나와서 한번 해봤는데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그 이후로 용돈이 생기면 힙합 음반을 사기 시작했어요"라며 음악에 눈 뜬 계기를 전했다.

요즘 세대 힙합 뮤지션들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먼저 그는 "문신 많고 불량해 보이는 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되게 학생 같은 느낌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힙합이라는 문화를 피부로 느끼기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힙합을 잘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공부를 해요. 겉모양은 불량해 보여도 되게 공손하고 너드 같은 느낌이 있어요. 순박한 사람들이 하는 음악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수많은 장르 중에서도 알앤비 힙합에 입문한 계기도 전했다. 고등학생 때 랩 녹음을 하는데 목소리가 아무리 들어도 밋밋했다고 한다. 그래서 거기다가 멜로디를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하게 됐다고. "제가 쓰임을 받을 수 있는 가치가 있었던 이유는 완성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희소성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 에너지가 진실성이 있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뿌듯한 마음을 내비쳤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얻은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으로는 "이문세 선배님"을 언급했다. 이문세를 떠올리면서 '눈'이라는 곡을 썼고, 다 쓴 뒤 보냈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이 곡을 참 아껴주셨어요. 실제로 눈이 오는 날 녹음을 해서 보내주셨는데 노래를 들여다보고, 대본을 외워서 연기를 하듯이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았어요"라며 감동받은 모습을 보였다.

자이언티는 기억에 남는 컬래버레이션 아티스트로 지난 3일 협업곡 '크림빵'을 함께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수민과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을 꼽았다. 특히 윤석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형을 만난 지 7년은 됐어요. 아주 단순한 코드도 같이 연주하면서 불러 봤을 때 영혼을 만들어 주는 그런 연주자이자 작곡가, 프로듀서예요. 제 대표곡인 '양화대교' 같은 경우도 석철이 형과 함께 만든 원곡이 있는데, 사실 저는 그 버전을 더 사랑해요. 지금의 '자이언티'하면 떠오르는 선율이나 편곡적인 부분들, 디테일한 포인트들을 이 분이 만들어줬다고 봐도 돼요. 너무 사랑해요."

끝으로 새 앨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우선 "일은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정말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은 차트에서 잘 되는 대중음악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았다고 했다. 대중가수로 인식되는 게 너무 즐거웠다고. "근데 그 시간을 지나고 보니까 조금 더 내 마음대로 할 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취향인지 이런 고찰을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솔직한 생각들과 마음을 담은 앨범을 내고 싶다. 앨범 제목은 정해졌다. 올해가 데뷔 10주년이라 의미가 있으니까 꼭 발매하고 싶다"라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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