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인도, 이번엔 '곰팡이병'으로 비상

김윤나영 기자 2021. 5. 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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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인도의 코로나19 감염자나 완치자들 일부가 곰팡이균에 걸려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털곰팡이증’은 면역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들이 주로 걸리던 희소병인데, 최근엔 코로나19 환자들도 걸리고 있다.

인도 마하슈트라주 정부는 12일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털곰팡이증 치료를 위해 전용 치료센터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라제시 토프 주보건장관은 “현재 주에 2000명 넘는 털곰팡이증 환자가 있을 수 있고, 코로나19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환자 수가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디아TV가 보도했다.

‘검은 곰팡이증’으로도 알려진 털곰팡이증은 고사한 식물에 있는 곰팡이가 사람에게 감염됐을 때 걸린다. 걸리면 코 주변에 검은 곰팡이가 핀 것처럼 색깔이 변하거나, 시야가 흐려질 수 있다. 심해지면 뇌, 눈, 심장 등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뒤늦게 발견하면 전이를 막기 위해 안구나 턱뼈를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치사율도 50%에 달한다.

털곰팡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암이나 당뇨병 환자, 스테로이드제 치료로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투병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린다고 추정한다. 코로나19 치료에는 덱사메타손 등 스테로이드제가 쓰이기도 한다.

털곰팡이증에 걸려도 조기에 발견해 4~12주 정도 항진균제를 맞으면 치료할 수 있다. 문제는 인도에서 항진균제 ‘암포테리신B’의 가격이 하나당 5000~8000루피(7만7000원~12만3000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가난한 환자 대부분은 상당히 감염이 진행된 뒤에야 뒤늦게 병원을 찾았고, 병원에 가도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하슈트라주 잘콘의 의사인 산지브 잠바레는 “치료비로 하루에 6만~8만루피(92만~123만원)가 들 수 있다”면서 “많은 환자가 치료비를 들으면 그냥 떠난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말했다.

환자들이 초기 치료를 놓쳐 뒤늦게 안구나 턱뼈 제거 수술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뭄바이의 안과 의사 아크샤이 나이르는 BBC 인터뷰에서 “지난달에만 40명의 곰팡이균 감염 환자를 만났고, 11명은 안구를 제거해야 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마하슈트라주는 이날 앞으로 털곰팡이증 환자를 건강보험 재정으로 무료로 치료하고, 항진균제 가격에도 상한선을 정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가 전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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