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잔치 과했나..게임업계, 인건비 리스크에 '비명'
올 초 게임업계 성과급 잔치가 역성장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엔씨소프트가 증권가 예상 실적을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넥슨도 실적이 주춤했다. 올 초 연봉 인상분까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게임업계 인건비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넥슨은 올 1분기 매출 9277억원(엔화 883억엔), 영업이익 4551억원(엔화 433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 4% 증가한 수치다. 당초 넥슨은 영업이익이 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다행히 전년과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실적이 주춤했다는 평가다.
올 1분기 넥슨의 글로벌 통합 인건비는 139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그러나 넥슨 관계자는 "인건비 증가가 영업이익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같은기간 엔씨소프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든 5125억원, 영업이익은 77% 급감한 567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인건비는 2325억원으로, 신작 모바일 게임 '리니지2M' 흥행에 힘입어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했던 지난해 1분기보다도 10%나 늘었다. 올 초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념하기 위해 정기 성과급에 이어 '김택진 대표 특별 인센티브' 800만원을 4000여명의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이 비용만 340억원에 달한다.
컴투스와 펄어비스도 인건비가 발목을 잡았다. 컴투스는 성과급 지급 영향으로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44.5% 늘면서 영업이익이 25.3% 감소했다. 지난 3월 연봉 800만원 일괄 인상 및 200만원 추가 보상안을 발표한 펄어비스도 인건비가 14% 증가했다. 여기에 '검은사막 모바일'까지 부진하면서 영업이익은 71.7%나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32% 감소한 선데이토즈도 "연구소 개발인력 급여 인상에 따른 연구개발비가 1년 사이 65% 늘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게임업계 인건비 부담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이다. 올 초 경쟁적으로 인상한 연봉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탓이다.
1인당 연봉을 800만원 인상한 넥슨과 넷마블은 올해 인건비가 각각 각각 400억원, 28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두 자릿수의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인재 채용 확대와 초봉 인상 영향까지 더하면 업계 인건비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
실제 넷마블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세븐나이츠2'에 힘입어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05% 증가한 6504억원, 영업이익은 330.76% 급증한 879억원으로 추정된다.
위메이드 역시 신작 출시 효과로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 760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7%, 755% 폭증한 것이다. 지난 연말 출시한 모바일 MMORPG '미르4'가 1분기에만 45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덕분이다. 미르4 영향으로 모바일 사업 매출은 478%나 늘었다.
이에 엔씨소프트와 넥슨도 2분기부터 신작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0일 '트릭스터M'과 2분기 '블레이드 앤 소울 2'를 선보인다. 넥슨 역시 '카트라이더:드리프트'와 '커츠벨',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를 준비하고 있다. 펄어비스도 올해 '붉은사막', 내년 '도깨비' 선보이는 등 신작 개발에 힘을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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