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한 죽음에 무감각해지지 말아야" 허지웅, 평택항서 숨진 이선호씨 추모

 
작가 허지웅(사진)이 스물 세 살의 나이에 숨진 고(故) 이선호씨를 추모하며 적절한 

허지웅은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선호는 스물세 살의 젊은 청년이다”라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허지웅은 “지난해 군에서 전역한 그는 생활비를 벌어보겠다며 평택항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달 22일 정리 작업을 하다가 컨테이너 벽에 깔려 죽었다”며 “스무날이 지났지만 그의 빈소는 아직 그 자리에 있다. 사과를 받기 전에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눈은 단단하고 붉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원청업체 측은 고인이 안전모를 쓰고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저는 안전모를 쓰고 있다고 해서 300kg의 컨테이너벽 밑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만 2062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이선호의 죽음 이후 오늘까지 그 스무날 동안에도 산업재해로 두 명의 노동자가 더 죽었다. 반년 후 시행될 중대재해법이 해결책이 될지 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 “다만 불의한 죽음에 무감각해지지 않은 것이 사람의 마지노선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앞서 이선호씨는 한 인력파견업체 소속 일용직 노동자로 지난달 22일 평택항 부두에서 용역업체의 지시에 따라 청소 작업을 하던 중 300㎏에 달하는 FR컨테이너 한쪽 벽면에 깔린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유족들은 고 이선호 씨의 사망을 안전 관리 소홀 등에 의한 산재 사고로 규정,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장례를 미루고 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