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회 이달의 기자상] 낙인, 죄수의 딸

하누리 KBS 탐사보도부 기자 2021. 5. 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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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케이크 먹어보는 거요." '꿈이 뭐냐'는 질문에, 아이가 답했다.

열아홉 살 은미(가명)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가 교도소를 오가, 내내 생계를 꾸려왔다.

은미는 한 차례 만남을 거부했다가, "내 이야기를 알려서, 나같이 사는 아이들이 없어지면 좋겠다"며 약속 장소에 나왔다.

은미를 만나 그 삶을 듣고 나니, 다른 아이들을 찾아 실태를 전해야 한다는 마음이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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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리 KBS 탐사보도부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하누리 KBS 탐사보도부 기자

“생일에 케이크 먹어보는 거요.” ‘꿈이 뭐냐’는 질문에, 아이가 답했다. 열아홉 살 은미(가명)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가 교도소를 오가, 내내 생계를 꾸려왔다. 아버지 영치금도, 은미가 벌었다. 선생님이 꿈이었지만 대학을 갈 수 없으니 못 이룰 것을 잘 안다고 했다. 대신 평범하게, 생일에는 케이크도 먹고 축하도 받으며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수용자 자녀를 만나기 쉽지 않아 취재의 기로에 섰을 때, 처음 만난 게 은미였다. 은미는 한 차례 만남을 거부했다가, “내 이야기를 알려서, 나같이 사는 아이들이 없어지면 좋겠다”며 약속 장소에 나왔다. 은미를 만나 그 삶을 듣고 나니, 다른 아이들을 찾아 실태를 전해야 한다는 마음이 굳어졌다.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구속된 미성년 자녀가 수만 명, 이 중 몇 명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지 우리 사회는 모르고 있다. 아이들도 ‘낙인’이 두려워 숨어있었다. 겨우 만나 인터뷰를 요청하면, 아이들은 은미처럼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라며 말을 이어가곤 했다. 마음을 헤집는 질문도 있었을텐데, 함께해준 이들에게 깊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어른들이 낙인찍은 ‘범죄자의 자녀’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또 만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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