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벽면' 버스정류장 개발..내부 미세먼지 최대 60% 감소
[경향신문]
식물의 공기정화 기능을 활용해 버스정류장 안 미세먼지를 바깥 공기보다 최대 60% 줄이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버스 정류장 벽면에 작은 식물을 여러 그루 꽂아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버스 정류장에선 시민들이 차량을 기다리며 매연과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호흡기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싱가포르 연구진에 따르면 버스 정류장처럼 대중교통수단이 집중되는 곳의 공기는 일반 도시공기보다 약 3.5배 더 오염돼 있다.
건설기술연구원 연구진 기술의 핵심은 버스 정류장에서 다수의 작은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활용된 식물은 로즈마리와 아몬드페페, 콩고이다. 정류장에 설치된 헤파필터 앞부위에 식물을 빼곡히 배치해 내부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거르는 1차 필터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이 밝힌 정화 효과는 뛰어나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험 운영됐던 한양대역 근처 버스 정류장의 경우 전방과 좌우가 트인 개방형 정류장이었는데도 최대 50% 미세먼지가 줄었다.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 12월 만들어진 폐쇄적인 박스형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 버스정류장에선 동일 지점의 외부공기보다 미세먼지가 최대 60% 저감됐다. 연구진이 DDP 정류장을 대상으로 지난달 미세먼지 크기별로 정밀 모니터링을 실시했더니 PM10 미세먼지는 평균 43%, PM2.5는 평균 45%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부산지역 정류장에 해당 정화기술이 적용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녹색 식물을 활용하는 만큼 도시 경관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녹색 식물을 이용한 도시 정화장치의 경우 독일에서 일부 노상 벤치에 적용돼 있다. 영국에선 일부 버스 정류장에 유사한 기술이 설치돼 있지만 필터 없이 녹색 식물에 의지해 작동하는 구조다. 문수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이번 정화기술이 전국 단위로 구축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소요되는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방향을 고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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