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탐방]산악지형의 끝판왕, 웰리힐리CC..거장의 손길 뒤엔 '힐링과 도전'이 있다

임윤희 기자 입력 2021. 5. 12. 11:01 수정 2021. 5. 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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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희의 골프픽] 자연 친화적 설계에 프로도 혀 내두르는 난이도..세계적인 코스

[편집자주] 골프 열정 넘치는 초보 플레이어의 골프장 탐방기다. 언젠가는 ‘싱글’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골프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는 직업의식이 만났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주말 골퍼들의 ‘애독코너’로 자리 잡는 게 목표다.

▲웰리힐리CC, 멀리 클럽하우스가 보인다. /사진=웰리힐리CC 제공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의 70%가 산림지역이다. 그 덕에 국내 골프장은 산악지형이 많다. 울창한 산과 나무로 둘러싸인 페어웨이와 오르막, 내리막으로 구성된 코스가 일반적이다. 바다가 보이거나 평지로 된 골프장을 방문하면 밋밋한 모습이 어색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산과 어우러진 골프장을 선호한다. 높은 곳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코스를 내려다보는 상쾌함이 좋다. 거리가 있더라도 강원도권 골프장을 마다하지 않는다.

웰리힐리CC는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대표적인 산악 골프장이다. 해발 600미터 고원에 자리한 웅장한 코스와 잘 관리된 양잔디가 절경과 어우러져 에버리지 골퍼(실력이 중급 정도인 골퍼)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난이도 최상의 남코스(18홀 파75)와 루프 방식으로 설계된 북코스(18홀 파72) 36홀로 구성됐다.

두 개의 코스 모두 개성이 뚜렷해 전혀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코스는 골프 거장인 로버트 트렌드 존스 주니어가 국제 수준의 규격으로 설계했다. 세계적 골프 대회 개최가 가능하며 국내에서는 남자 KPGA 대회가 열린 바 있다. 서울에서 두 시간 남짓 거리다. 가격은 5월 평일 기준으로 주중 17만원, 주말 22만원이다.

▲골프 거장 로버트 트렌드 존스 주니어

#난이도 최강 남코스, 자연 그대로 북코스

“해발 600m 고원의 천혜 환경과 한 덩어리가 되어 ‘골프의 본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코스에서의 라운딩, 남코스와 북코스 어느 곳을 선택하셔도 세계적인 골프거장 로버트 트렌드 존스 주니어의 자연 친화적인 예술혼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웰리힐리CC를 설계한 로버트 트렌드 존스 주니어는 자연과의 조화를 바탕으로 과감한 벙커와 역동적인 조형을 추구하는 세계적인 코스 설계 전문가다.

세계 100대 골프장 가운데 수십여 개의 골프장을 설계했으며 그중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의 올림픽 레이크 코스와 뉴욕의 오크힐 동코스 등 9개가 미국 골프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100대 코스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10대 골프코스로 선정된 안양 베네스트와 오크밸리 등을 설계했다.

36홀로 조성된 웰리힐리 골프 코스는 서로 다른 분위기와 지형적 특성을 가진 2개의 18홀 코스로 조성돼 있다.
남코스는 산자락으로 둘러싸여 웅장한 분지 형태로 계단식으로 설계됐다. 자연경관을 최대한 고려해 조화롭게 배치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펼쳐진다. 작은 폭포와 계류를 통해 흐르는 유수는 골퍼들이 힐링할 수 있는 풍경을 제공한다.

북코스, 멀리 웰리힐리스키장에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 /사진=임윤희 기자

멋있는 정취에 마냥 취해 있을 수만은 없다. KPGA 프로들이 최상위권이라고 평가한 코스 난이도 때문이다. 아름다운 경관 사이로 엄청난 페어웨이 언듈레이션(마운드의 고도차)과 해저드, 시험적인 벙커는 골퍼를 시험에 들게 한다. 모든 클럽을 다 활용해 매 홀 전략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북코스는 울창한 자연림 계곡을 따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루프 형태의 코스로 조성됐다. 국내 골프장이 대부분 산을 따라 오르내리는 계단식으로 구성된 데 반해 루프형태는 첫 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모두 띠처럼 이어져 있다. 루프 코스는 특성상 티잉그라운드가 다른 홀들과 겹치거나 붙어 있지 않아서 18개 홀이 완벽하게 독립적이다. 강원도의 울창한 숲 사이로 골프장을 슬쩍 밀어넣은 듯 산이 주는 웅장한 느낌 그대로를 코스에 보전했다.

▲북코스 1번홀 세컨드 샷 지점에 실개천이 위치하고 있다. 실개천을 지나면 좌측으로 벙거를 지나 그린이 위치해 있다./사진=임윤희 기자

#웰컴 to 웰리힐리 ‘북코스 1번홀’
‘웰리힐리는 이런 곳이다’를 각인시키듯 첫 홀부터 다이내믹하다. 티샷을 마치고 세컨드샷 지점으로 이동하다 보면 작은 실개천을 건너 3개의 꽃벙커 뒤로 그린이 보인다. 만만치 않은 1번홀은 긴장감을 높여준다. 파4홀인 1번홀은 호수와 산자락이 어우러져 있다. 티샷은 페어웨이 좌측으로 공략해 크릭 앞쪽에 안착해야 한다. 세컨드샷은 깊지 않은 개천으로 만들어진 크릭과 벙커를 피해 그린을 직접 공략해야 한다. 첫 홀부터 정확한 방향성과 거리감이 요구된다.

▲스코어 카드

#오늘 스코어는 85타
해발 600미터 위에서 펼쳐진 북코스에서의 라운딩은 다이내믹했다. 웅장한 산의 레이아웃을 최대한 살려 만든 코스라서 그런지 평평한 곳이 없다. 한 방향으로 쏟아지듯 만들어진 페어웨이는 언듈레이션보다 체감 난이도가 더 크게 느껴진다.

작은 포대 그린에 핀의 위치도 고약하다. 페어웨이 우드나 유틸리티로 세컨드샷을 하는 레이디에게는 쥐약이다. 런이 많은 클럽들이라 한 번에 ‘온 그린’이 어렵다.

새벽 6시 30분, 티오프는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시작했다. 최대한 힘을 빼고 두 팔이 함께 움직인다는 느낌으로 샷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전반, 두 개의 더블과 한 개의 트리플을 기록했다. 페어웨이 중간에 위치한 크릭 앞에서는 유독 힘이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선 어김없이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난다. 장타도 아닌데 OB를 기록하면서 스코어는 금방 트리플이다.

루프 방식으로 구성된 골프장은 전반을 마쳐도 그늘집이 없다. 쉬지 않고 18홀을 내리 진행하기 때문에 라운딩을 일찍 마칠 수 있다. 전반 컨디션이 괜찮다면 그 느낌을 이어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반대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반팔을 입고 라운딩을 해야 할 날씨지만 멀리 보이는 웰리힐리 스키장 정상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다. 잔디도 아직은 푸른빛이 모자란다. 5월 중순이 되면 골프장은 피크 시즌을 맞는다. 빚을 내어서라도 라운딩을 해야 한다는 그 시즌이다.

이날은 후반으로 갈수록 몸이 풀리면서 스코어가 좋아졌다. 후반에 40개를 치며 85개로 마무리했다. 그동안 어려운 구장, 이색구장을 찾아 다니느라 스코어 관리에 소홀한 때가 많았다. 샷에 자신감이 붙고 있는 요즘 다음 회엔 라베(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를 경신하고 5월을 만끽할 수 있는 구장을 찾아볼 계획이다. 또 한번 골프에 혼나고 겸손을 배워 돌아올지언정 도전하는 열정만은 싱글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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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희 기자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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