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20조원어치 보유한 큰손, 일론 머스크일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지코인을 보유한 이름 모를 투자자의 평가액이 220억달러(약 24조6700억원)을 넘어섰다. 이 투자자의 정체를 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미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11일(현지 시각) 미 투자전문매체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현재 상위 100명의 보유자가 발행량의 67%를 갖고 있다. 이날 기준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은 665억달러(약 74조6900억원)다. 즉, 이 100명이 자그마치 445억달러(약 49조97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중 한명은 전체 도지코인의 28%를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누군지 모를 이 투자자는 도지코인이 개당 0.0018달러이던 2019년 2월 5일부터 매입을 시작해 현재 367억개의 도지코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세로 보면 20조8800억원어치다.
세간에서는 이 투자자가 ‘도지아빠’를 자청하는 머스크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투자자는 한번에 28.061971개씩 도지코인을 매수하고 있는데, 이는 머스크의 생일인 1971년 6월 28일을 뜻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머스크는 도지코인 옹호 발언을 이어가며 시세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테슬라가 결제 수단으로 도지코인을 허용하길 원하느냐’고 묻는 투표를 트위터에 올려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미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투표 시작 직후인 오전 4시 14분 기준 0.4859달러를 기록한 도지코인 가격은 한 시간 만에 0.5112달러로 5.2% 올랐다.
머스크는 지난 9일에도 자신이 세운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도지-1 달 탐사’ 임무 비용을 도지코인으로 지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1분기 중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센서와 카메라, 컴퓨터 시스템 등이 내장된 위성을 팰컨9 로켓에 실어 달에 보내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여기에 소요될 비용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다.
물론 이 투자자가 머스크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머스크는 지난 2월 트위터에 “주요 도지코인 보유자가 대부분의 코인을 팔겠다고 하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도지코인은 지나친 집중이 유일한 문제이며, 그들이 도지코인을 내놓으면 실제 달러를 지불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이 투자자가 머스크의 팬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의 생일을 암시하는 듯한 매수 패턴은 사실 그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는 설명이다.
이 투자자가 머스크나 머스크와 관련된 인물이 아니라면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일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의 톰 로빈슨 창업자는 “로빈후드가 도지코인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한 시기와 이 투자자의 거래 시기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블라드 테네프 로빈후드 CEO는 이같은 의혹에 지난주 “우리는 고객의 접근성을 위해 코인을 보유할 뿐”이라며 “특정 코인에 대한 독점적인 지분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서부 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 30분(한국 시각 12일 오전 5시 30분) 기준 도지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9.79% 상승한 0.5141달러로 집계됐다.
CNN은 도지코인이 이날 10% 가까이 가격이 올랐지만, 여전히 며칠 전의 가격대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짚었다.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잇라이브(SNL) 출연을 앞둔 지난 7일 사상 최고가인 0.7250달러까지 올랐으나 방송 후 급락했다. 머스크가 방송 도중 “도지코인은 사기가 맞다”고 말한 영향이다.
CNN은 “이러한 폭락세는 도지코인의 가격 상승이 얼마나 우려스러운 일인지를 잘 보여준다”며 도지코인 가격은 코미디쇼에 나온 머스크의 발언에 출렁일 정도로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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