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들'은 가까이에 [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1. 5. 12. 09: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공식포스터, 사진제공|KAFA


■편파적인 한줄평 : 일상에 ‘찰싹’.

일상에 ‘찰싹’ 붙어있다. 가까이서 호흡하는 것 같기도 하다. 1인분의 외로움과 싸우는 ‘1인 가구들’을 들여다보는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혼자가 편하다며 늘 이어폰을 끼고 사는 1인 가구 ‘진아’(공승연)가 옆집 남자의 고독사 이후 여러 사람과 부딪히면서 마음 속에 점점 커지는 파문을 비로소 목도하는 과정을 그린다.


잔잔한 물살에도 힘이 있다. 1인 가구 실상과 문제점, 그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시선 덕분이다. 이동하거나 점심을 먹을 때에도 이어폰을 끼고, 백색소음처럼 자는 내내 TV를 켜놓는 ‘진아’의 일상을 보면서 혼자 살지 않는 이라도 공감이 간다. 특별히 대사에 강한 말맛을 넣지 않아도 주인공의 심리와 선택에 몰입이 된다. 큰 갈등이나 자극적 사건 없어도 영화를 가만히 지켜보게 되는 이유다.

‘진아’가 한걸음 성장하게 돕는 사건들도 작위적이지 않다. 고독사한 옆집 남자 뿐만 아니라, 전화상담사로 일하며 감정 노동에 무뎌진 진아를 자꾸 쿡쿡 찌르는 신입 ‘수진’(강다은), 엄마의 죽음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칭얼거리며 일상을 꾸려가는 아버지, 새로 이사온 옆집 사람 등 다양한 인물들이 던지는 감정들은 ‘진아’가 움직이는 데에 무리가 없다. 그 내면의 변화를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혼자 사는 법’이 아닌 ‘서로 어울리며 혼자서도 잘 사는 법’에 다다르게 된다.

다만 ‘진아’가 요동치고 폭발하는 과정엔 조금 더 친절한 장치가 필요했을 법 하다. 참고 참다 터지는 ‘진아’의 폭주가 누군가에게는 ‘왜 갑자기?’라며 뜬금없이 느껴질 수도 있다.

공승연은 말간 눈동자와 무표정한 얼굴을 100% 활용한다. 그동안 아름답게만 보이던 얼굴에 여러 필터를 끼우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낸다. 절제되고 차분한 캐릭터 표현으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을 받았다. 또한 강다은, 서현우 등과도 잘 어우러지며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인다. 오는 19일 개봉.

■고구마지수 : 0.5개

■수면제지수 : 1.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