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 드래프트 D-2, 만약 라건아를 원하는 구단이 없다면?

민준구 2021. 5.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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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만약 라건아를 원하는 구단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KBL은 오는 14일, KBL 센터에서 특별귀화선수 드래프트 즉 라건아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10개 구단이 모두 참가할 수 있으며 라건아를 지명하게 되는 구단은 3시즌 동안 함께하게 된다.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열린 첫 번째 라건아 드래프트에선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 그리고 서울 SK가 참가했다. 이때 현대모비스가 지명권을 획득하며 라건아와 함께 2018-2019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라건아를 지명하게 되는 구단은 2021-2022시즌부터 2023-2014시즌까지 그를 보유하게 된다. 신장제한 폐지, NBA 경력 폐지로 빅네임들이 대거 합류한 2020-2021시즌에도 경쟁력을 증명한 라건아를 품에 안게 된다면 최소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정한 것과 다름 없는 성과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만약 10개 구단 모두 라건아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핵심은 라건아의 몸값이다.

라건아는 다음 3시즌 동안 5억 후반대를 시작으로 6억대까지 몸값이 올라가게 된다. 연봉 상승은 성적과 무관하게 자연히 올라가게 된다. 물론 라건아를 제외, 두 명의 외국선수를 더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다른 팀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을 둘로 나눠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제러드 설린저를 비롯해 조나단 모트리, 아이제아 힉스 등 이미 최고 수준의 외국선수가 입성한 상황에서 라건아의 입지는 좁아진 것이 사실이다. 비슷한 몸값으로 더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생각이 크다. KCC처럼 타일러 데이비스와 같은 선수를 영입하여 공존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라건아의 몸값을 부담스러워하는 구단이 적지 않다. 또 같은 금액이라면 더 좋은 선수를 바라보겠다는 의지도 강한 편이다.

두 가지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하나는 앞으로 잦아질 국가대표 차출, 그리고 관리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대회 일정이 사실상 없었던 상황에서 라건아를 보유한 KCC는 국가대표 차출로 입은 피해가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 라건아를 영입할 구단은 다가올 아시아컵 예선부터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아시아컵 본선, 월드컵 지역예선 등 끊임없이 이어질 국가대표 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격리 기간까지 생각하면 그 기간은 더욱 늘어난다.

라건아는 또 다른 귀화선수가 없는 이상 무제한 차출이 가능한 선수다. 또 라건아를 대체할 빅맨이 없는 형편이다. 라건아를 3년간 보유할 구단은 사실상 비시즌 내내 생이별을 해야 할 상황이다.

또 라건아는 관리가 어렵다고 평가받는 선수다. 2020-2021시즌 내내 조용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전에는 관리 문제가 존재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자신의 욕심을 줄였다는 시선도 짙다. 그러나 앞으로의 3년도 같을 거란 보장이 없다. 이런 우려가 라건아의 입지를 줄이고 있다.

물론 이런 여러 가지 우려는 첫 번째 라건아 드래프트 때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3개 구단이 참가했다. KBL 역시 라건아를 원하는 구단이 분명 있을 거라고 자신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어떻게 될까.

라건아는 사실 구단과 계약한 것이 아닌 KBL과 7년 계약을 맺은 것과 같다. 7년간은 자의로 KBL을 떠날 수 없다. 반대의 경우 타의로 KBL에서 뛸 수 없게 됐을 때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KBL 관계자는 “만약 라건아를 원하는 구단이 없을 경우 5월 말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이에 대한 부분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라건아는 건재함을 과시했고 그를 필요로 하는 구단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책은 마련해야 한다. 아직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준비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여러 해결책이 있다. 대표적으로 계약 해지가 있다. 7년 계약을 4년 계약으로 끝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라건아는 자유의 몸으로 해외 리그에서 뛸 수 있다. 이외에도 여러 방안이 있다. KBL은 최대한 라건아가 국내에서 뛸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결정된 건 없다.

반대로 라건아가 드래프트 지명을 거부할 때에는 어떻게 될까. KBL은 드래프트 지명을 거부할 경우 5년간 국내에서 뛸 수 없다고 규정했다. 즉 라건아가 드래프트 지명을 거부하게 되면 2026년까지 KBL에 돌아올 수 없다. 이후의 상황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라건아를 원하는 구단이 없을 가능성은 현저히 적다. 그러나 그를 원하는 구단이 많은 편도 아니다. 앞서 언급한 여러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접수 마감 기한인 13일을 기다려볼 수밖에 없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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