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계정으로 '리트윗' 폭격..트위터 농락한 '親中 여론 조작단'

최정석 인턴기자 2021. 5. 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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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홍위병'이 몰려온다.

중국 정부가 자국 외교 인사들을 트위터에 가입시킨 후 대량의 유령 계정을 동원해 팔로워(구독자), 리트윗(공유) 등 수치를 조작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같은 기간 동안 류샤오밍을 포함한 189명의 중국 외교 인사들이 트위터에서 받은 리트윗 중, 유령계정에 의해 조작된 사례가 10%를 넘어갔다.

AP통신은 트위터가 이러한 유령계정들을 적발해 이용을 정지시켜도 친중 여론 조작을 완전히 멈출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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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위터

‘랜선 홍위병’이 몰려온다. 중국 정부가 자국 외교 인사들을 트위터에 가입시킨 후 대량의 유령 계정을 동원해 팔로워(구독자), 리트윗(공유) 등 수치를 조작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최근 영국 주재 중국 대사직에서 물러나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 오른 류사오밍은 지난 2019년 10월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 가입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서구권의 반(反)중 정서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트위터 이용자들을 향해 공격적인 언행을 일삼기도 했다.

해당 트위터 계정은 지난 6월부터 올 2월까지 4만3000건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류샤오밍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11만900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류샤오밍을 비롯한 중국 외교 인사들이 트위터에서 얻고 있던 인기는 대부분 조작의 결과였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옥스포드 인터넷 연구소와 AP통신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류샤오밍이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7개월 간 받은 리트윗 개수 중 절반 이상이 유령계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숫자였다. 해당 계정들 중 대부분은 자신을 영국인이라 속이고 있었다.

같은 기간 동안 류샤오밍을 포함한 189명의 중국 외교 인사들이 트위터에서 받은 리트윗 중, 유령계정에 의해 조작된 사례가 10%를 넘어갔다.

AP통신은 트위터가 이러한 유령계정들을 적발해 이용을 정지시켜도 친중 여론 조작을 완전히 멈출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전보다 더 많은 유령계정들이 끊임없이 생성되어 빈자리를 채워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유령계정들은 조직적 움직임을 통해 SNS의 알고리즘을 거꾸로 이용했다. SNS 알고리즘은 인기 있는 게시글을 많은 이용자들에게 노출시켜 더 큰 인기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트위터의 경우 게시글이 받은 좋아요와 리트윗 개수 등을 인기의 척도로 삼고 있다. 좋아요와 리트윗을 많이 기록한 게시글일수록 실제 이용자들에게 자동으로 추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 총 270명 이상의 중국 외교관들이 126개국에 퍼져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에서 2월까지 449개의 SNS 계정을 이용해 95만개가 넘는 게시글을 작성했다. 해당 게시글들은 2700만번 이상 공유됐다.

AP는 중국 정부가 집권당인 중국공산당의 메시지를 증폭시키기 위한 도구로써 SNS를 사용 중이라고 분석했다. 친중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홍콩, 신장 위구르 등에 대한 자신들의 반(反)민주적 행위를 정당화할 선전 매체로 SNS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중국 정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누군가를 속이려 시도한 적이 없다”며 “대중을 호도하는 선전 문구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위한 지침 같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 공산당을 향한 차별적 태도와 색안경을 버려달라”며 “개방과 포용의 정신으로 평화적, 객관적, 이성적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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