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에어태그 어떻게 봐야 할까 [IT칼럼]

입력 2021. 5. 1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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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소중한 무언가가 사라졌을 때의 답답한 마음은 누구나 살면서 겪는 일이다. 그것이 사물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 한강변 CCTV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사건 탓에 CCTV를 더 촘촘하게 설치하자는 이야기가 들린다. 확실히 CCTV는 사건·사고 해결의 주요한 열쇠가 될 뿐만 아니라 그 존재만으로도 범죄예방 효과가 크다.

애플 에어태그를 가방에 단 모습 / 애플 제공


그렇다면 집 밖은 위험하니 모든 곳을 망라하여 촬영하고 또 스트리밍하는 세상은 어떨까? 나도 모르게 내 사생활과 일상이 촬영되는 건 아무래도 거북하다. 꺼림칙한 일을 하지 않은 건전한 사람이라면 뭐가 문제냐고 혹자는 이야기할 터다. 인공지능 카메라가 도심을 뒤덮기 시작하는 중국 당국도 비슷한 주장을 시민에게 했을 것 같다. 공익과 안전을 위하겠다는데 ‘꿀리는 데라도 있는 것이냐’ 하면 움츠러들 것만 같다.

카메라와 같은 감각 장치는 오프라인을 온라인화한다. 온라인 위의 모든 비트와 패킷은 계산되고 기록될 수 있기에 그 남은 흔적을 재구성할 수 있다. 내 일상을 두고 나도 모르게 누군가가 키득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보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산출물이 되기도 한다. 나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축적된다면, 이는 나를 조종하고 조작하는 데 쓰일 수 있다.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숭상한 나머지 코로나19의 초기방역에서 쓴맛을 본 서구에서는 이와 같은 망라적인 중국식 관찰법은 성립하기 힘들다. 하지만 늘 무언가는 사라지고 찾고 싶은 것은 어느 곳에나 가득하다.

사적 해결의 철학에 따라 잃어버린 것을 스스로 찾도록 해주는 비즈니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애플이 출시한 에어태그, 그리고 이미 출시된 삼성의 스마트태그는 모두 소중한 무언가에 꼬리표처럼 매달아 놓으면 이를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얼개는 휴대폰을 나침반 삼아 태그를 찾아가는 것. 블루투스LE의 전파 도달 범위인 100m를 넘어가면 세상에 널린 같은 회사 기기의 도움을 받는다. 삼성이라면 타인의 갤럭시, 애플이라면 타인의 아이폰를 통해 위치를 알게 되고 도움을 청하게 된다. 애플과 삼성 기기야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특히 도심에서라면 유실물을 찾을 가능성이 대폭 커진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아마도 아이들과 애완동물일 것이다. 초등학생 저학년의 책가방에는 하나쯤 넣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애플 측은 태그는 사물을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충분히 생체 추적용으로 활용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나 애완동물을 쫓는 일이 아주 잘 될 때도 혹은 잘 안 될 때도 벌어질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책임질 마음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수요는 이미 무시할 수 없는 듯, 이 태그를 어떻게 예쁘게 수납할 수 있을지 도와줄 수 있는 액세서리 시장은 벌써 커지고 있다.

김국현 IT칼럼리스트·에디토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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