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부츠' 상표권, 미국 업체에 남는다

‘어그’라는 단어, 호주서 양가죽 등 물건 가리킬 때 사용

미·호주업체 5년간 법정 다툼 끝에 1·2심 모두 미국 승리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패션 아이템의 하나인 ‘어그부츠’의 상표권 등록을 무효화하기 위한 호주업체의 법적 다툼이 다시 무산됐다.

1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미 연방항소법원은 어그부츠 상표권을 가진 미국 데커스 아웃도어와 호주 오스트레일리언 레더 간의 5년간의 법적 다툼에서 데커스 아웃도어 측의 손을 들어줬다. 오스트레일리언 레더가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어그(ugg)’라는 단어가 1930년대부터 호주에서 양가죽·양털 소재 물건을 가리키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0년대 호주의 한 사업가가 미국에서 어그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획득한 뒤 데커스 아웃도어에 이 상표권을 팔았다. 1995년 ‘어그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상표를 등록한 데커스 아웃도어는 현재 130여 개국에서 관련 상표권을 행사하고 있다.

두 회사 간 법정 다툼은 데커스 아웃도어가 2016년 양가죽 부츠에 어그부츠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던 오스트레일리언 레더에 대해 상표권 침해로 소송을 걸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오스트레일리언 레더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어그라는 단어가 상표 등록된 것 자체가 무효라고 반발했다.

법정 다툼 결과 2019년 일리노이주 연방 북부지원은 오스트레일리언 레더 측에 45만 달러(약 5억 원)의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미국업체인 데커스 아웃도어가 호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단어인 어그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호주인들의 정서에는 맞지 않지만 어그부츠가 글로벌 브랜드가 된 것은 데커스 아웃도어의 노력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배한 오스트레일리언 레더는 연방 대법원 결정까지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김남석 기자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