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괴물'→'마인'까지, 드라마에 스며든 女감독 전성시대[SS드라마]

김선우 2021. 5. 1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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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드라마에선 찾기 힘들었던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반가운 시너지를 내고 있다.

KBS2 예능 ‘1박 2일’ 방글이PD, E채널 ‘노는 언니’ 방현영-박지은PD, 영화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 ‘내일의 기억’ 서유민 감독과 같이 예능, 영화계에서는 점점 여성 제작진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만큼은 여성 스타작가는 많이 배출됐지만 드라마 감독은 희소성이 있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여성 감독들이 드라마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작품이 종영했음에도 다시보기나 몰아보기 열풍으로 화제성이 높은 tvN ‘빈센조’ 김희원 감독과 JTBC ‘괴물’ 심나연 감독이 그 주인공.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던 느와르 장르까지 섭렵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앞서 김희원 감독은 MBC ‘돈꽃’, tvN ‘왕이 된 남자’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이며 인정 받았다. 블랙코미디였던 ‘빈센조’에서는 고구마 없는 사이다 전개를 뒷받침 해주는 시원시원한 연출이 돋보였다. 또 해나 빛을 이용한 몇몇 장면들은 ‘짤’로 재생성 될 정도로 작품만큼이나 감독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타이틀롤의 송중기도 “김희원 감독님이라는 좋은 선장을 만나서 완주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JTBC ‘열여덟의 순간’에서는 풋풋한 학원물을 선보였던 심나연 감독은 차기작으로 장르물인 ‘괴물’을 택하며 눈길을 끌었다. 신하균, 여진구 등 ‘믿보배’들의 열연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섬세함이 돋보였다. 이에 ‘괴물’은 ‘작감배(작가+감독+배우)’ 3박자가 어우러진 웰메이드 장르물로 호평 받았다. 심나연 감독의 경우 2017년 입봉한 이후 꾸준히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왔는데 가장 강렬한 필모인 ‘괴물’을 통해 드라마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단순히 여성 감독일 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렸다.

지난 주말 첫방송을 시작한 tvN ‘마인’ 이나정 감독도 도전장을 던졌다. 앞서 KBS2 ‘착한 남자’, ‘오 마이 비너스’, ‘쌈 마이웨이’,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시리즈로 주로 로맨스, 멜로 장르에서 활약했던 이 감독은 ‘마인’으로는 이보영, 김서형을 앞세운 여성 서사물에 한배를 타게 됐다. 여기에 JTBC ‘품위있는 그녀’ 백미경 작가까지 합세해 ‘드림팀’을 완성시켰다. 앞서 김희원-심나연 감독이 느와르 장르에 도전했다면, 이나정 감독은 여성 출연진-제작진과의 좋은 케미를 발산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 2회까지 방영을 마친 드라마도 호평을 받았다. 사실상 이제는 성별을 나누는게 무의미할 정도로 성별이 아닌 작품성과 연출력으로 인정 받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에는 많은 여성 감독들이 선굵은 장르물, 심리 스릴러, 버스터급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 과감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며 “물론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 감각도 탁월한 연출력의 비결 중 하나일 수 있겠지만 연출 스타일로만 봐서는 감독의 성별이 딱히 구분지어지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배우들의 정서를 세심하게 살피는 등 현장 통솔에 있어서는 여성 감독들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에 젠더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더 두드러져 보이거나 여성이라는 점이 좀 더 유의미하게 다가오는 느낌도 있는 것 같다”며 “또한 여성 감독들의 감성이나 꼼꼼함 소통의 유연함 등이 장점이 되는 부분들이 있는 듯 하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해당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을 입을 모아 현장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비단 감독 직군 뿐 아니라 작가에도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닌 남성 작가들도 두각을 보이면서 방송가도 새 변화를 맞고 있는 것. 일례로 ‘빈센조’ 박재범 작가는 최근 드라마를 이끄는 새로운 스타작가로 떠오르고 있는 남성 작가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이제는 어떠한 작품에 접근할 때, 특정 성별의 감독이나 작가여서 찾기보단 한 사람으로 보는거 같다”며 “각 직업군마다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성별이 있기 마련인데, 영화나 드라마 연출쪽이 남성의 성을 가진 분들이 주로 이루어진 직업군이다 보니 최근 들어 대중에게 관심을 받고 호평을 받은 작품이 여성의 성을 가진 감독들이기에 다양한 시선이 있지 않았나 싶다. 여성 감독들이 주목 받고 있는데에 특별함 혹은 신선함이 들기보다는 한 사람의 연출이 주목받고 사랑받으며 공감을 얻는거라 여겨져 1인 혹은 다수의 노고가 빛을 보는 현상에 기분 좋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tv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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