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文, 김정은 남매 싫어하는 일 않는 게 평화 유지 길이라 믿는듯"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연설에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남매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남북의 분단 역사에서 이렇게 사람 하나 다치지 않은 사건을 놓고 남북의 정상급이 한 대상을 정조준해 힘을 모아 처벌하려는 일은 일찍이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남북 합의와 현행법을 위반하면서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로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했다. ‘찬물’이란 전단 살포 등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를, ‘법’이란 지난 3월 시행에 들어간 대북전단금지법을 각각 가리킨다. 경찰은 문 대통령의 연설 3시간 뒤 지난달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두 차례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태 의원은 “어제 대통령의 연설문을 읽어보니 북한 김정은 남매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을 때 대통령이 보인 모습과 이번 대북전단 문제와 관련한 대통령의 엄정한 자세가 이렇게 대조적일 수가 없다”고 했다.
태 의원은 대북전단금지법이 접경 지역의 주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정부 설명에 대해선 “접경 지역 주민의 보호라는 필요성이 인정되려면 전단 살포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전단 등 살포행위’로 제한돼야 한다”며 “그러나 이번 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제3국에서 전단 살포를 했을 경우에도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접경 지역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전단을 보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북한으로의 정보유입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데 초점을 두고 법을 개정했다”고 했다.
태 의원은 “대북전단금지법은 김정은 정권에 적대적인 성격을 띠는 전단을 남북교류협력의 승인 대상으로 정해놓은 희비극을 만들어 놓았다”며 “법으로 승인을 받도록 규율하려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승인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어야 하는데, 당연히 승인을 해 주지도 않을 대상을 승인 대상으로 규정해 놓고 어기면 처벌한다는 것은 대통령도 읽으면 웃음이 나올 얘기”라고 했다.
태 의원은 “어제 대통령이 말한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인 평화’로 나아가려면 장기적으로 북한에 자유와 민주주의적 질서가 들어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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